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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1.정현이네 다섯 식구가 사는 집은 동구 초량동 산복도로에서도 가파른 계단을 수십 개는 더 올라간 비탈길에 있어
2.정현이 아빠는 “40년은 훨씬 넘었다”고 말했는데, 마룻바닥은 오래전에 내려앉았고, 먼지가 잔뜩 낀 방충망에 구멍이 난지도 오래
3.정현이와 두 동생 기억 속 ‘집’이라고는 이곳이 전부, 매일 코를 틀어막고 문 밖 ‘푸세식’ 화장실에 가야 하고, 겨울엔 칼바람이 집안까지 불어닥쳤지만 그래도 어릴 땐 크게 불편한 줄 몰라
“밤에 쥐가 뭘 갉아먹는 소리가 나서 부엌에는 절대 안 가요. 쥐덫을 놓기만 하면 매일 쥐가 잡혀있을 정도로 많아요. 어렸을 때는 이만한 지네에 물린 적도 있어요.” 양손을 15㎝쯤 벌린 정현이(가명·14·여)는 “진짜 아팠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이게 왜?
-정현이는 “다들 나처럼 사는 줄 알았다” 생각했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집이 친구 집과 다르다는 걸 알게 돼
-책상, 책장, 1인용 침대가 들어찬 3평 남짓한 방에서 두 동생에다 엄마까지 넷이 생활하다 보니 밤에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건 사치가 돼
-남동생과 같은 방을 써야 하는 것도 고역인데 초3인 막내(여)는 화장실이 무서워 아직도 유아용 변기를 쓰고 있어
-집을 통째로 집어삼킨 곰팡이는 환기가 안 되는 겨울이 되면 더 기승을 부려
-2인용 전기장판이 겨우 깔리는 바닥에서 엄마, 동생과 ‘포개져’ 자는 둘째도 불만이긴 마찬가지
-“키가 계속 크니까 이제는 돌아 눕기만 하면 어디든지 부딪혀요.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도 잘 안 가는데, 좁은 방에 동생과 맨날 같이 있으니까 진짜 많이 싸워요.”
-뭐가 가장 불편하냐는 질문에 정현이는 “솔직히… 이 집이 애들이 살 수 있는 집은 아니잖아요” 라며 씁쓸하게 웃어
▲ 부산에 주거빈곤 아동은 5만 명
-정현이 남매처럼 최소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거빈곤 상황의 부산지역 아동은 줄잡아 5만 명(통계청 2015 인구주택총조사)으로 조사
-코로나19로 전 세계인의 일상이 달라진 지금, 학교도 가지 못하는 아이에게 집은 하루를 온전히 보내는 공간이지만 저소득가정 아이들이 사는 집은 빈곤의 최일선에 내몰려 있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아동옹호센터가 지난 7월 주거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서구와 동구의 저소득 아동 가구 아동 553명을 대상으로
-주거 실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10명 중 1명은 ‘집에 있어도 안전하다 느끼지 못한다’고 답해
-또 응답자의 37.3%가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있다’고 했으며, 22.1%는 ‘집 천장에서 비가 샌 적이 있다’고 말해
-국제신문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들에게 집다운 집을’ 기획시리즈를 시작해
-이를 통해 부산지역 아동 주거 빈곤 현황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모색해 봐
△ 경성대 정규석(사회복지학과) 교수 인터뷰
1.빈곤은 모든 연령층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성장기의 아동은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받는다
2.그중에서도 주거환경은 아이가 가장 오랫동안 머무는 공간과 연결돼 있어 그 비중이 높다
하송이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