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6·1지방선거가 끝나자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기초의회가 있습니다. 바로 경남 고성군의회. 의원 11명 중 6명이 여성이거든요. 경남 기초의회에서 여성 당선인이 과반을 넘긴 곳은 고성군의회가 유일합니다. 보수적 색채가 짙은 도농복합마을에서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세 명의 여성 당선자들로부터 ‘여풍’의 원인에 대해 들었습니다.

김향숙·최두임(이상 국민의힘) 의원과 김원순(더불어민주당)·이쌍자(무소속) 당선인은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허옥희(62·국민의힘)·이정숙(54·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비례대표입니다. 특히 가선거구(고성읍·대가면)에선 남성 6명과 여성 3명이 겨뤘는데요. 김향숙·김원순·이쌍자 당선인이 득표율 1~3위를 차지했습니다.

경남 고성군의회 회의실에서 모인 여성의원들. 왼쪽 부터 김원순(더불어민주당)·이쌍자(무소속)·김향숙(국민의힘)의원과 라노.

3선 고지에 오른 이쌍자 당선인은 “유권자들이 정당보다 일 잘하는 후보를 선택해 준 덕분”이라며 “여성이나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당선인은 2014년 고성군의회에 처음 입성해 여성 정책을 주로 다뤘는데요. “경찰과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며 ‘여성 안심귀가 골목길’을 만들었어요. 앞으로는 여성은 물론 아동·환경 정책과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김향숙 당선인은 재선 비결에 대해 “이쌍자·김원순 당선인과 8대 의회에서 같이 활동했다. 정당은 다르지만 협치하며 살기 좋은 고성군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군민들이 이런 노력을 평가해주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정치는 5060 남자들만 한다’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피가 나도록’ 열심히 뛰었다고 하네요. “고성군은 여성 경력단절이 심각하고 아동양육 인프라도 뒤떨어져 있어요. 앞으로 출산·양육 정책을 잘 챙기려고 합니다”

김원순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에 ‘여성의원한테 맡겼더니 꼼꼼하고 세심하게 잘 챙기네’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아이 키우기 좋고 문화 예술이 발전한 고성이 될 수 있도록 민생을 잘 챙기겠다”고 포부를 밝힙니다.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성의원 과반’이 뉴스가 되는 것은 여전히 여성의 정치참여 벽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부터 올해까지 여성 광역단체장(시·도지사)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성 기초단체장 비율도 정체 수준입니다. 기초의원 여성 비율도 4년 전보다 4.29%포인트 늘었지만 유의미한 증가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남성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기초의회가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고성군의회 선거 결과는 유의미한 성과”라며 “여야가 여성 후보 공천에 좀 더 적극성을 띨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 여성의 의회 진출이 늘어날수록 남성 중심 의회에서 소홀하게 다뤄졌던 의제들이 발굴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여성단체는 고성군의회의 변화가 잘못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계합니다. “성·계층·연령 등 모든 부문에서 다양한 인재들이 정치 영역에 진출해야 하는데 지금껏 잘 안됐다. 요즘 여성의 정치 진입이 느는 것을 두고 ‘여풍’이라거나 ‘여성의 영향력이 세졌다’는 표현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여성 의원의 강점인 지역 밀착형 정책이나 주민과의 소통이 자칫 여성 의원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서도 안된다”

라노는 다음주 아이템 찾으러 이만 물러갑니다. 일교차가 큰 요즘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