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제신문 마스코트 라노(RANO)입니다. 최근 부산에도 DT(드라이브 스루·Drive Thru)형 매장이 부쩍 늘었습니다. ‘비대면’이 강조되는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듯 합니다. DT 매장 진입행렬이 길어질수록 정체는 가중됩니다. 그래서 라노가 부산 전역의 프랜차이즈 DT 분포를 짚어봤습니다.

지난 19일 스타벅스 수영망미DT점 도로 앞에서 라노가 입구로 들어가는 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정채영 PD

토요일이던 지난 19일 낮 12시 스타벅스 수영망미 DT점 앞 도로. 광안리에서 동래 방면 DT 매장 앞 과정로는 편도 3차로입니다. 이 중 1차선은 좌회전 차선. 직진하는 차량은 2·3차선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수영망미 DT 매장에 들어서려는 차들이 3차로에 길게 늘어서면서 정체가 발생했습니다. 3차선이 ‘스타벅스 줄’이란 걸 몰랐던 일부 운전자들은 뒤늦게 2차선으로 끼어 들기를 시도합니다.

이날 오후 1시께 동래와 해운대를 잇는 충렬대로 편도 3차로. 해운대 방면 원동교를 600ｍ가량 앞둔 이 도로변에도 스타벅스 안락 DT점이 자리했습니다. 역시 3차선엔 DT 매장으로 들어서려는 차량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시내버스가 버스중앙차로(BRT) 끝 지점에서 일반차로로 섞여 들면서 혼란은 더 커졌죠. 이 DT 매장에선 ‘교통 안내’ 직원을 별도로 배치해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 직원의 업무는 DT 카운터를 이용하거나, 매장에 딸린 주차장 고객의 입출차를 일부 조율하는 것이었지만 많은 차량이 들이닥치자 힘겨워하는 듯 보였습니다.

부산에 이런 스타벅스 DT 매장은 몇 곳이나 있을까요? 라노가 16개 구·군에 문의했더니 총 22곳으로 파악됐습니다. 분포를 보면 ▷해운대구(3곳) ▷금정구(3곳) ▷사상구(3곳) ▷사하구(3곳)에 전체의 절반 정도가 몰려 있어요. 위치를 따져도 동·서부산이나 도심·외곽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시국인 지난해와 올해 전체의 31.8%(7곳)가 집중적으로 들어섰네요. 스타벅스를 제외하고도 맥도날드가 26곳, 버거킹이 7곳의 DT 매장을 부산에 운영(각사 홈페이지 기준)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스타벅스 수영망미DT점 앞에서 라노가 점포로 들어가는 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정채영PD

문제는 없을까요? DT 매장 인근 상인이나 보행자들은 상당한 불만을 토로합니다. “DT 매장이 생기면서 정체가 훨씬 심해졌다” “주말에는 DT 매장 대기 행렬이 1㎞ 가까이 이어진다” “매장에 들어서려는 차가 인도를 막고 있어 위험하다”…. 라노가 지난 주말 DT 매장 일대를 둘러보다 만난 상인과 보행자들의 불만입니다. 사상에서 서면 방면으로 출·퇴근하는 이모(32) 씨는 “스타벅스 동서대 DT점은 출입구 앞뒤로 버스 정류장이 자리해 있다. DT점 대기가 길어질 땐 버스 정류장까지 차량 행렬이 이어지곤 해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DT점처럼 영업행위 때문에 발생하는 교통혼잡에 매기는 세금이 있습니다. 바로 ‘교통유발부담금’. 부산시도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을 근거로 ‘교통유발부담금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라노가 확인해보니 부산의 모든 DT 매장 가운데 실제 교통유발부담금을 내고 있는 매장은 7곳(맥도날드 4, 스타벅스 2, 버거킹1)에 불과했습니다. 법과 조례상 교통유발부담금은 연면적이 1000㎡ 이상이어야 부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지난해와 올해 연간 부과액을 보니 가장 많이 낸 매장이 1년에 90만 원 정도, 나머지는 매년 20만~30만 원가량의 교통유발부담금을 내고 있었습니다.

최근 2, 3년 사이 부산지역 DT 매장은 급속히 늘었습니다. 회전율이 좋고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영향도 덜 받는 DT 매장은 계속 증가할 공산이 큽니다. 이들 매장이 교통흐름에 끼치는 악영향도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DT 매장 허가 기준이나 교통유발부담금이 현재 수준에 머물러도 괜찮은 걸까요?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도로가 좁고 정체가 심한 부산에 DT 매장이 계속해서 늘어나면 시민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부산시와 시의회는 적어도 현행 DT 매장 분포에 따른 정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따져보고, 교통유발부담금 또한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민주 이동윤 이준혁 기자 jnhyk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