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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1004조에 따르면 자식이 사망하면 재산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친부모가 1순위로 가집니다. 살인, 살인미수, 상해치사, 유언 위조 등 사실상 강력 범죄를 저지른 상속인에 대해서만 상속 자격을 원천 박탈하는데, 여기에 부양 의무 태만과 관련한 조항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을 두고 논란이 된 경우가 계속 존재해왔죠. 구하라법은 이를 바꿔 양육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모는 사망한 자식의 재산을 받을 권리가 없다는 것을 법으로 명시했습니다.
구하라법은 2019년 11월 사망한 가수 고(故) 구하라 씨의 친오빠가 ‘어린 남매를 버리고 가출한 친모가 상속재산의 절반을 받아 가려 한다’며 입법을 청원하면서 추진됐습니다. 구 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20년 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친모가 등장해 유산 상속분을 주장하며 유산 분쟁이 시작됐죠. 현행 민법상 배우자나 자녀가 없는 상태에서 숨진 구 씨의 재산은 부모가 절반씩 상속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구 씨의 오빠는 친모의 상속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고,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하도록 법을 개정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구 씨의 유산 분쟁에 대해 법원은 구 씨 남매를 돌보지 않았던 친모보다 홀로 양육한 친부의 권리를 더 많이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상속 비율을 5대 5가 아닌, 6(친부)대 4(친모)로 판결했습니다. 아이를 열심히 기르지 않은 생모의 책임을 어느 정도 물어 재산을 나눠 줬다는데 의미를 뒀죠.
구하라법은 20,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정쟁에 밀려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습니다. 5년의 세월과 두 차례의 법안 폐기 끝에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게 됐죠. 개정안은 2026년 1월부터 시행됩니다. 실제 상속권 상실을 위해서는 피상속인의 유언 또는 공동상속인 등이 청구하고 가정법원이 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법재판소는 직계 존·비속 유류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난 4월 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도 소급 적용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