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라노] 인간 증명하고 수능 만점 받은 AI 나왔다

박주현 기자 qkrwngus30@kookje.co.kr  |  입력 : 2026-09-14 08:52:28
로이터 연합뉴스
‘로봇이 아닙니다’(I’m Not a Robot) 테스트를 아시나요? 캡차(CAPTCHA)라는 이 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AI)이 나왔습니다. 샤리프 샤밈 오픈 AI 개발자는 새 AI 모델 ‘GPT-6 아스트라’가 48단계로 구성된 테스트를 4분 만에 모두 해결해 ‘인간 증명서’를 획득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캡차는 웹사이트에서 사용자가 사람인지 봇인지를 판명하는 시험입니다. 인터넷을 하다 보면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흔히 정사각형 사진을 격자로 나눠 이 중 신호등이나 오토바이 등이 있는 타일을 택하는 방식입니다. 아스트라가 성공한 시험은 단계가 많은 만큼 체스나 리듬 게임도 껴있어 사람도 어렵다고 합니다.

아스트라는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됐습니다. 개발사 오픈 AI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지능과 정렬 수준을 갖춘 모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람은 아스트라에게 말로 지시만 합니다. 아스트라가 알아서 프레젠테이션을 만듭니다. 로켓 그림을 3D로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스스로 프로그램을 열어 만듭니다. 이를 활용해 게임도 만들어 냅니다.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은 이 모델이 “인간이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같은 평을 내놨습니다. AGI는 특정 작업만 하는 AI와는 달리 인간처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앞선 AI는 약한 인공지능이었다면 AGI는 강한 인공지능인 셈입니다.

다만 AGI에 대한 학계나 업계의 합의된 기준은 없습니다. 아스트로를 통해 AGI 시대가 도래한 것이 맞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AI 연구자 개리 마커스 뉴욕대 명예교수는 “아무 근거나 정의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과학적 질문을 기업의 명령으로 가로채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커스 교수는 학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이 정리한 기준 10가지를 소개하면서, 아스트라가 충족한 것은 그중에서 1, 2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AI 성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Github)에 따르면 아스트라는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습니다. 물론 탐구 영역을 제외하고는 앞선 GPT 모델뿐 아니라 구글의 제미나이, 앤트로픽의 클로드도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에서 만점을 기록했습니다. 탐구영역 4과목(물리Ⅰ, 화학Ⅰ, 생명Ⅰ, 사회문화) 모두 다 맞춘 건 아스트라가 유일합니다. 수십 년간 학계에서 진전이 없던 수학 난제도 아스트라가 해결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아스트라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등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사람들의 기대감과 호기심을 자극한 건 사실입니다. 오픈AI는 아스트라 수요 폭증에 따라 챗GPT 요금제 가운데 월 200달러(약 27만 원)인 고급형 ‘프로’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합니다. 티보 소티오 오픈AI 제품·플랫폼 총괄은 10일(현지시간) “현재 이용자들이 최고의 경험을 누리고 아스트라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입이 언제 재개될지는 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