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한 것을 두고 ‘영장 쇼핑’이라는 여권의 비판에 “(영장 청구에) 전혀 문제가 없다. 마땅치 않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법치주의 근간을 해치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오 처장은 이날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이) 기각되자 서부지법으로 간 게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중앙지법을 관할로 명시한 공수처법 제31조는 공수처가 기소하는 사건에 관한 규정이라며 “수사권만 갖는 사건은 형사소송법 원칙에 따라 관할을 정해야 한다”고 적극 설명했다. 그는 “범죄지가 전부 여의도 또는 대통령실, 대통령 관저이고 주소지는 이태원이기 때문에 서부지법에 있다”며 “도리어 체포영장을 중앙지법에 청구했으면 관할권 존부를 놓고 판사가 많이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5일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국민의힘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은 “공수처가 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가 압수수색·통신 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서부지법에 청구해 받아냈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이다. 주 의원은 “대통령 체포영장이 문제 되는 것은 공수처 출범 이후 4년 만에 처음 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중앙지법에서 영장이 기각된 사유에 중복수사 말고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는 사유가 있나”라고 질의했고 오 처장은 “내란죄 수사권을 문제 삼아서 기각된 바가 없다”고 했다. 오 처장은 “처음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때는 여러 비위자가 관련돼 중앙지법에 관할이 있다고 봤다”며 “윤 대통령 체포영장은 범죄자나 주소지를 볼 때 관할 정도가 제일 높은 서부지법에 청구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체포영장은 서부지법에 처음 청구한 것을 강조하며 “중앙지법에 청구했으면 관할권 존재 여부를 놓고 (법원이) 많이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다”고도 말했다.

다만 통신영장을 중앙지법에 청구했다 기각된 사실이 있는데도 국회의 서면 질의에 “중앙지법에 윤 대통령 영장을 청구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서를 보낸 것과 관련, “체포영장을 묻는 것으로 속단해 표현이 적절하지 않게 나간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