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국전력(한전)과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이자 비용으로만 총 6조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원가 이하로 전기·가스를 공급해 대규모 손실이 누적된 데 따른 결과다.

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전 부채는 전년(192조8000억 원)보다 9조6000억 원 증가한 20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첫 200조 원 돌파다. 여기에 가스공사 부채를 더하면 지난해 말 기준 두 공기업의 부채 총액은 49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지난해 이자 비용은 총 6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2조3000억 원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한전이 4조4000억 원으로 57% 늘었고, 가스공사는 1조6000억 원으로 75% 증가했다.

두 기업이 역대 최대인 6조 원대 ‘이자 폭탄’을 맞은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한 2021~2022년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수십조원대 적자가 쌓인데다 수차례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도 수익 구조가 정상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지난해 한전의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4조5691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32조6551억 원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손실’을 기록하며 경영 위기 상황을 이어간 것이다.

특히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는 43조 원에 달했다. 이는 고스란히 한전의 막대한 이자 부담으로 남는다.

한전의 중장기 재무 계획에 따르면 2023~2027년 한전이 부담할 이자는 총 24조 원이다. 연 평균 4조~5조 원 규모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1조553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자로 1조5000억 원이 빠져나가 결국 747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당초 정부는 이들 두 공기업의 경영 개선을 위해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물가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사실상 추가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4월 총선을 앞두고 공공요금 현실화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