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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자가 본인 평가위원 고르고, BPA 간부와 ‘짬짜미 입찰’

북항재개발특혜 檢 공소장 보니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2025.03.24 19:14
- 위원 후보 99명 중 6명 콕 집어
- 실제 그 중 5명이 평가위원 선정
- 이들 모두 해당 컨소시엄 최고점
- 간부, 추첨방식 조작해 도와줘
- 결국 D-3구역 낙찰…생숙 건립

부산항 북항재개발 특혜 의혹(국제신문 지난해 11월 4일 자 4면 등 보도)의 핵심이자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 A 씨가 부산항만공사(BPA) 임원과 짜고 자신이 점 찍은 인물들을 사업평가위원으로 꽂아 넣은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A 씨는 이 같은 ‘짬짜미’로 북항재개발 상업업무지구 D-3구역을 낙찰받았는데, 같은 방식으로 D-2구역까지 손에 넣으려 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24일 국제신문이 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A 씨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18년 3월 부산 수영구 한 식당에서 당시 BPA 재개발사업단장 B 씨, 투자유치부장 C 씨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A 씨는 “상업업무지구 토지공급 공모에 참여할 테니 낙찰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청탁했다. BPA는 그해 9월 D-2, D-3구역의 토지공급대상자 선정 공고를 낼 예정이었다.

A 씨의 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평가위원회 구성이 A 씨 입맛대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두 구역의 사업계획 평가위원회 위원장에 내정된 B 씨는 2018년 11월 A 씨에게 토지공급대상자 선정 평가계획 보고서 등과 함께 평가위원 후보 명단을 텔레그램으로 보냈다. 후보는 총 99명이었는데, B 씨는 A 씨에게 ‘핵심 6명을 찍어달라’고 했다. 이에 A 씨가 고른 6명 중 5명이 실제 평가위원에 선정됐고, 이들 모두 A 씨가 속한 컨소시엄에 최고점을 줬다.

B 씨는 위원 추첨 방식까지 조작해 가며 A 씨를 위한 평가위원회를 꾸렸다. 그는 종전 평가위원 추첨이 이루어진 장소인 BPA 감사위원실 대신 자신의 사무실에서 추첨을 진행했다. 또 종전에는 순번이 기재된 탁구공을 상자에서 꺼내 순번에 따라 추첨 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이 사용됐으나, 당시에는 B 씨가 태블릿 PC로 직접 평가위원의 번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추첨이 이뤄지는 것처럼 속였다. 이 같은 짬짜미 입찰을 통해 A 씨는 결국 D-3구역을 낙찰받았다. 해당 구역에는 초고층 생활숙박시설(생숙)이 오는 8월 들어선다.
A 씨는 애초 D-2구역까지 따낼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PA 규정상 두 구역의 중복입찰이 금지됐는데, A 씨는 이를 피할 목적으로 D-2구역에는 자신의 회사, D-3구역에는 지인의 회사를 내세웠다. 또 브로커를 통해 B 씨에게 유사 사업의 공모지침서를 전달, BPA 지침에 자신의 의견이 들어가도록 했다. B 씨에게서 확정단계의 공모지침서 등을 전달받기도 했다. 다만, D-2구역 입찰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모 금융사가 중복입찰에 걸려 무효 처리됐다.

A 씨는 B 씨에게 ‘북항 공모지침 수정 반영 사항’을 전하며 관광숙박시설 건설 실적 기준 등을 조정하도록 했다. 더불어 생숙 건축 계획을 숨긴 공모용 도면과 부산시에 제출할 인허가용 도면을 별도 준비하고는 B 씨에게 ‘생숙 비율을 공모 평가 현장에서 언급하지 말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현재 북항재개발 사업은 높은 생숙 비율 탓에 ‘주거지 장사판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에 직면한다.

B 씨는 2021년 5월 브로커와 함께 A 씨를 찾아가 대가를 요구했다. 이에 A 씨는 2023년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총 11억 원을 B 씨가 퇴직 후 차린 회사에 보냈다. 검찰은 A 씨가 이 돈이 사후뇌물인 점을 감추고자 대여금과 인천내항 부두 재개발 사업계획 용역 등의 대금으로 가장했다고 판단한다. A 씨 측은 ‘정당한 대금’이란 입장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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