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성봉 들머리 회귀 7.2㎞ 코스
- 밟으면 움직이는 흔들바위 이채
- 마천대·천등산 등 조망도 황홀
- 산행 초반 묵은 산길 찾기 주의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대둔산도립공원 안이면서 충남 논산시·금산군과 전북 완주군을 경계 짓는 대둔산(879.1ｍ)의 옹골찬 골격을 그대로 이어받은 월성봉(月星峯·651ｍ)~바랑산(556.2ｍ)을 소개한다. 아직 등산객이 잘 찾지 않아 상대적으로 조용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월성봉은 ‘성벽에 비치는 달빛의 수려함이 으뜸’이라 한 데서 유래했을 만큼, 천 길 절벽 전망대에서 보는 대둔산·바랑산 전경이 좋았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들머리에서 능선까지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산행 초반에는 일부지만 노란색 근교산 산행 리본을 띄엄띄엄 달아 두었다. 국가지점번호와 함께하는 현위치 번호 입간판도 참고한다.

충남 논산시 양촌면 월성봉 정상에 닿은 취재팀이 천길 절벽 위 고릴라를 닮은 바위에서 조망을 즐기고 있다. 왼쪽 대둔산 정상에서 흘러내린 능선 뒤로 붓끝같이 뾰쪽한 봉우리는 천등산이다. 겹겹이 포개진 능선 뒤로 운장산 연석산 만덕산 등 전북의 명산도 조망되나 답사 때는 날씨가 흐려 볼 수 없었다.

■대둔산 골격인 옹골찬 바위산

월성봉에는 대둔산 월성고지 전적지가 있다. 6·25동란 중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퇴로가 막힌 북한군 잔병과 빨치산 수천 명이 대둔산에 입산에 은거했는데, 이들을 대대적으로 소탕한 전적지이다. 양촌면 오산리에 대둔산 월성고지 참전유공자탑이 세워져 있다.

정상부에 천 길 단애를 이용해 쌓은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달이산성(達伊山城)인데 고려 초 의적 달이가 성을 쌓고 웅거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달이는 가난한 사람 재산은 탐내지 않고, 백성 고혈을 짜 모은 사람의 재산만 훔쳐오게 했다. 그 소문을 들은 백성이 몰려들자, 관군의 대대적인 토벌 이 벌어졌다. 3년여 동안 관군과 대치하다 달이는 자진 해산을 택했고, 그를 따랐던 부하들은 모두 고향으로 돌려보내 농사를 짓고 살게 했다고 한다.

양촌 임도에서 본 바랑봉의 ‘소서바위’인데 스님이 메고 다니는 바랑을 닮았다고 한다.

하산길 임도에서 산책 나온 법계사 비구니 한 분을 만났다. 스님께 소서바위를 가리키며 유래를 물었다. 소서바위는 처음 듣는다고 했다. 그리고 필자가 가리킨 바위는 “스님이 등에 메고 다니는 바랑을 닮아 바랑봉(547ｍ)이라 한다”며, 그 왼쪽 봉우리가 정상이라 했다. 스님이 취재팀에 월성봉~바랑산 산행을 하고 오느냐고 묻기에 “올라갈 때 산길이 사라지고 없어 힘들었다”는 대답이 절로 나왔다.

스님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등산로가 잘 나 있었다고 했다. 절에 계시는 스님들도 두 산을 산책하듯 수시로 다녔으며 4시간 걸리는 대둔산 마천대도 자주 찾았다 했다. 코로나 뒤로 스님들도 산행을 안 하게 됐고, 등산객도 잘 찾지 않는 데다 빗물에 등산로가 쓸려 가버렸다고 매우 안타까워했다. 산행을 끝내고 오산리 상리 주민에게 한 번 더 소서바위에 대해 물었더니 한사코 바랑산이라고 했다.

월성봉~바랑산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월성봉·바랑산·흔들바위 들머리~국가지점번호와 현위치번호 ‘대둔 07-1’ 입간판~법계사 대웅전 뒤~‘대둔07-2’ 입간판~서어나무~월성봉·수락주차장 갈림길~반송 쉼터~흔들바위~월성봉 정상~헬기장~바랑산·수락주차장 갈림길~‘대덕 07-6’ 입간판 안부~547봉~추모비~바랑산·오산2리 갈림길~바랑산 정상~바랑산·오산2리 갈림길~임도 갈림길~양촌 임도~월성봉·바랑산·흔들바위 들머리에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산행거리는 약 7.2㎞이며, 4시간 안팎 걸린다. 들머리에서 능선의 월성봉·수락주차장 갈림길까지 길 찾기에 유의해야 하며, 초보자는 반드시 산행 경험이 많은 산꾼과 동행한다.

논산시 양촌면 오산리 비구니의 노후복지시설인 법계사를 200여 ｍ 남겨두고 오른쪽에 산길을 알리는 월성봉·바랑산·흔들 바위 이정표를 보고 출발한다. 이내 대장인 듯 수백 년은 됨직한 아름드리 소나무 한 그루 뒤 울울창창한 솔 숲길을 걷는다. 정면에 법계사가 보이면 직진 길 대신 산행 리본이 걸린 오른쪽 희미한 길로 들어선다. 주의해서 길을 찾아야 한다. 물 마른 계곡을 건너면 묵은 묘가 나오며, 희미한 선답자의 흔적을 쫓아 오른다.

계곡 중간에 취재팀이 이정표 역할을 하는 서어나무를 지나고 있다.

■산행 초반, 묵은 산길 찾기 주의

법계사를 왼쪽에 두고 돌아가는 길로 ‘국가지점번호 다마 8054 9329(대덕 07-1)’ 입간판이 나온다. 다시 물 흐르는 개울을 건너면 법계사 뒤편이다. 여기서 숲으로 들어선다. 대둔산 도립공원을 알리는 노란 사각기둥 2개를 통과해 왼쪽 방향으로 나간다. 법계사에서 올라오는 묵은 산길과 만나 낙엽 덮인 길을 걷는다. 길 옆에 연둣빛 대나무 숲이 상쾌한 기분을 들게 해 이제 제대로 된 산길과 만나나 싶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대덕 07-2’ 입간판를 통과하면 두 계곡이 만나는 지점이다. 바로 옆 왼쪽 계곡을 건넌 뒤 오른쪽 골짜기로 계곡을 끼고 올라간다. 돌길이라 발 디딤에 주의한다. 산죽 사이로 보이는 묵은 길을 치고 오른다. 계곡은 물이 말랐는데 여기서만 폭포수 같이 물을 뿜어내는 개울을 건너갔다 다시 건너온다. ‘대둔 07-3’ 입간판을 지나면 계곡 가운데 엄청나게 큰 늙은 서어나무가 두 갈래로 갈라져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대둔 07-4’ 입간판이 나온다. 잔돌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한 발 한 발 힘을 주며 바위 절벽 아래를 지나 지그재그 길을 오른다. 대덕 07-2 입간판에서 약 50분이면 계곡을 벗어나 금남정맥이 지나가는 능선에 올라선다. 월성봉은 왼쪽으로 500ｍ 떨어졌다. 오른쪽은 수락 주차장에서 오는 길이다.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 발걸음이 가볍다.

소담스러운 반송 군락을 지나 약 15분이면 처음으로 조망이 열리는 벼랑 위 전망대에 닿는다. 답사 때 날씨가 흐려 멀리 볼 수 없었다. 눈앞에 우뚝한 대둔산 마천대가 보인다. 그 뒤로 먹물을 한껏 머금은 붓끝같이 뾰쪽한 봉우리는 ‘하늘 등불’을 뜻하는 천등산이다. 발아래 법계사 뒤로 딸기 비닐하우스가 윤슬이 내린 듯 빛을 받아 반짝인다. 오른쪽 건너편 층암절벽은 스님들의 바랑을 닮은 바랑봉(소서바위)이다. 그 뒤로 가야 할 바랑산 정상과 멀리 탑정호가 보인다.

월성봉 흔들바위.

1분이면 왼쪽 벼랑 끝에 거북 등을 닮은 흔들바위에 도착한다. 너럭바위인데 이게 흔들릴까? 취재팀이 바위에 올라, 오른쪽 끝부분을 발에 힘을 주고 밟았다. 그런데 바위가 끄떡 움직였다. 정상에서는 산불무인감시카메라와 아담한 정상석이 반긴다. 조망은 앞서 전망대와 별반 다르지 않아 영주사(3.9㎞)·바랑산(1.9㎞)으로 곧장 직진한다. 헬기장을 지나 대둔산 등산안내도와 이정표가 섰는 삼거리에서 왼쪽 바랑산(1.8㎞)으로 향한다. 오른쪽은 수락주차장에서 철쭉 군락을 거쳐 오는 길이다.

1분 정도면 왼쪽으로 꺾어 잔설이 남은 산 사면을 가로질러 완만한 능선을 탄다. 약 15분이면 ‘대덕 07-6’ 입간판이 선 안부에 떨어진다. 바랑산(1.1㎞)은 직진한다. 왼쪽은 아무 표시가 없지만, 법계사 방향 탈출로다. 5, 6분이면 솟은 바위라 해서 ‘소서바위’로 불린다는 547봉이며 바랑봉 전망대다. 발 밑은 천길 낭떠러지다. 그 끝에 팔각 건물인 법계사가 자리했다. 완만한 전망대 능선이 이어진다.

추모비가 나오고 10분이면 이정표 삼거리, 바랑산(0.3㎞)은 직진해 5, 6분이면 정상에 선다. 삼각점과 정상을 알리는 나무 기둥이 있다. 직진은 영주사 방향. 취재팀은 전망이 없어 직전 갈림길로 되돌아 간 뒤 오른쪽 오산 2리로 꺾어 하산한다. 기둥만 남은 이정표와 로프가 걸린 지점을 거쳐 10분이면 가지능선을 넘어, 갈지(之)자 형태가 뚜렷한 산길을 내려간다. 절터 흔적과 묵 묘 한 곳을 거치면 물 마른 계곡을 잠시 내려서고, 산길은 자연스럽게 왼쪽 산비탈을 돌아 능선과 연결된다.

20여 분이면 임도와 만나는데, 오른쪽으로 간다. 갑자기 조망이 터지면서 빛바랜 억새가 무성한 개간지가 펼쳐진다. 바랑봉 수직 절벽과 대둔산 경관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바랑산·월성봉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틀어 법계사 방향 ‘양촌임도’를 따라간다. 산허리를 에돌아가는 길은 넘어진 오산리 이정표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약 30분이면 독립가옥 앞 갈림길에서 왼쪽이며, 법계사 입구 차도에 도착한다.


◆교통편

- 대중교통편 당일산행 불편, 논산 법계사까지 자차 권장

먼 거리로 대중교통은 당일 산행이 불가능하다. 논산에는 아주 볼 게 많아 1박2일 여행을 겸해 승용차로 가는 게 낫다. 논산 11경인 관촉사 은진미륵(국보), 탑정호 출렁다리,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된 돈암 서원 등을 둘러보자. 승용차는 충남 논산시 양촌면 바랑산1길 224 ‘법계사’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 하고 간다. 산행 들머리는 법계사를 200m 못 가 오른쪽에 있다. 주차장이 따로 없어, 산길 입구 주위로 차량 통행에 방해가 안 되게 차를 둔다.

대중교통은 고속버스와 열차가 있다. 고속버스는 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부산종합터미널에서 논산행은 오전 7시30분 오후 3시에 있다. 약 3시간 20분 소요. 논산고속버스터미널을 나와 왼쪽 논산 오거리에서 직진해 시외버스터미널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한다. 오전 7시(공휴일·주말 운행 안함) 10시5분 오후 2시 5시45분에 402번 버스가 기점에서 출발해 잠시 후 도착한다. 미리 기다렸다 탄다. 종점인 오산1리,오미마을정류장에서 내린다. 대둔산 참전유공자탑을 거쳐 법계사 못 미쳐 산행 들머리까지는 약 1㎞ 떨어졌다.

산행을 한 뒤 오산1리,오미마을정류장에서 논산으로 나가는 버스는 오후 3시15분 6시50분에 있다. 논산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은 오후 3시30분에 있다. 고속버스 시간을 맞추지 못한다. 이때는 논산시외버스터미널(오후 4시15분 5시5분 6시5분 7시15분 8시5분 9시5분(막차))에서 직행버스로 서대전터미널로 간다. 대전역은 택시로 이동한다. 대전역에서 수시로 있는 열차(막차 밤 11시34분)를 타고 부산으로 간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