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화물차량 운행·도로 휘어져
- 가변차로 도입 후 교통사고 빈번
- 시 “예산 없어 대책 마련 어려워”

부산 강서구 범방동 가락대로 가변차로에서 잇따라 대형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의 불안감의 커지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는 예산 문제로 대책 마련이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5일 부산 강서구 가락대로 가변차로에서 발생한 화물차와 승합차 정면충돌 사고 현장.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 강서경찰서는 지난 15일 오전 11시6분 가락대로 가변차로 시작지점에서 화물차와 승합차 간 정면충돌 사고로 승합차 운전자가 사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8일 오전에도 트럭과 SUV 차량이 정면충돌해 트럭 운전자가 중상을 입었다. 최근 일주일 새 같은 도로에서 차량 정면충돌 사고가 두 건이나 발생한 것이다.

현재 가락대로 세산교차로부터 조만교까지 2.8㎞ 구간에서 가변차로가 운영된다.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왕복 9차로 중 중앙 2개 차로를 가락IC에서 녹산공단 방면으로 개방한다.

이 중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입구부터 조만포삼거리까지 1.5㎞ 구간이 ‘죽음의 가변차로’로 불린다. 곡선 주로인 데다 차체가 큰 화물차량이 시야를 가려 중앙선과 주행 가능 차선을 표시한 지주대를 확인하기 어렵다. 가변차로 적용 시간대에 중앙선을 착각해 아찔하게 차로를 변경하는 차량도 많다. 화단 형태의 중앙분리대가 없어 차로를 착각하면 정면충돌 사고를 피하기 힘들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가락대로 가변차로가 설치된 2017년 1월 이후 지금까지 이곳에서 사망사고 5건이 발생해 6명이 숨졌다. 당시 녹산공단과 부산신항으로 향하는 화물차 통행량을 고려해 예산 20억 원을 들여 가변차로를 도입한 이후 사망사고 외에도 추돌·충돌사고가 빈번하다.

가락대로 가변차로는 지역에 설치된 가변차로 중 유일한 곡선주로로 설계돼 설치 때부터 안전성에 대해 우려가 컸다. 현재 부산 시내에는 가락대로를 포함해 강서구 르노삼성대로와 연제구에서 수영구로 연결되는 연수로에서 가변차로를 운영 중인데 모두 직선주로다.강서경찰서 관계자 “설치 당시에도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많아 안전 표지판 등을 보강했지만 사고를 막기는 힘들다. 남해제3지선 배후도로도 생긴 만큼 가락대로 가변차로를 폐지하는 게 최선의 대책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정면충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중앙분리대 설치나 가변차로 폐지 등에 수십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공공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경찰과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예산 확보부터 시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해결책을 내놓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