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통상 보리수라고 하면 부처님(석가모니)이 득도했다는 불교의 성수 보리수나무를 생각한다. 그런데 그 나무는 ‘피팔나무’로 무화과나무속에 속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보리수나무가 있는데 열매로 염주를 만드는 나무다. 그 나무는 보리수라고도 하지만 ‘피나무’라고 불러야 한다. 보리수에는 보리똥이 열리는 우리의 보리수나무와 염주를 만드는 피나무, 그리고 인도의 피팔나무 이 3가지 나무가 모두 보리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보리수나무의 열매인 보리똥은 기침이나 가래, 천식, 월경 과다, 알콜 중독, 산후 부종, 기관지염 등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리똥은 신맛이 있으면서 조금 달고 먹고 나면 떫은맛도 느껴진다. 보리똥은 하나하나 먹기보다는 여러 개를 한꺼번에 먹는 편이 좋다.
보리똥은 시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단 가공음식에 길들여진 사람에겐 그다지 맛이 없게 느껴지지만 한 번 구입해 먹어 보면 색다른 맛이 난다. 애주가들은 보리똥을 구입해 술을 담가 마시기도 한다.
초록빛깔의 야산에 보리똥이 풍작을 이루고 있다. 나무에 조롱조롱 달려 빨갛게 익은 보리똥의 모습이 아주 선명하고 고혹적이다. 자연의 오묘한 경이로움을 느낄만하다. 보리똥을 구입해 맛을 한 번 음미해 보자. 나무에 열린 빨간 보리똥은 먹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흐뭇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