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商(상), 西周(서주)시대의 술잔 觚(고).

- 술잔 고(角-5) 아닐 불(一-3) 술잔 고(角-5)
- 술잔 고(角-5) 어조사 재(口-6)

論語(논어) 雍也(옹야)편에 출전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고가 모나지 않으면 고이겠는가! 고이겠는가! 子曰: 觚不觚, 觚哉觚哉(자왈: 고불고, 고재고재)"

觚는 중국 商(상), 西周(서주)시대에 유행하던 술잔으로 청동기로 만들어졌으며, 주둥이는 나팔모양이고, 허리 부분은 가늘고 높은 다리가 달렸다. 허리 부분과 다리에 4개의 모서리가 있었으며 용량은 2되 혹은 3되였다고 한다.

공자가 이 말씀을 하신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공자의 正名(정명)사상과 관련해 해석하는 것으로, 觚는 글자에서 보이듯 모서리가 있는 술잔이란 뜻으로 모서리가 있어야만 觚라고 할 수 있는데, 공자께서 모난 뿔이 없는 觚를 보시고 이름과 실제가 부합하지 않는 것에 대해 탄식하신 것이라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觚와 孤는 음이 같은데, 孤에는 적다는 의미가 있다. 觚의 용량이 2되 혹은 3되였던 것에는 사람들이 술을 적게 마시게 하기 위한 뜻이 있었다(고대 중국의 술은 술 빚는 기술이 떨어져 막걸리처럼 알콜도수가 낮고 단맛이 나는 것이었으며, 용량의 단위도 지금보다 작아 2, 3되의 술은 별로 많은 양이 아니었다). 그런데 공자의 당시에 觚의 용량이 2, 3되 초과한 것에 대해 공자께서 탄식하신 것이라는 설이다.

范祖禹(범조우)는 "사람으로서 어질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나라가 다스려지지 않으면 나라가 아니다"고 했고, 程頤(정이)는 "이름이 고인데 그 형태와 제도를 잃었으면 고가 아니다. 임금이 임금의 도를 잃으면 임금이 아니게 되고, 신하가 신하의 직분을 잃으면 헛된 자리가 되는 것이다"고 풀고 있다.

동아대 철학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