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산지역 유일한 현역의원인 조경태(사하을) 의원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유권자를 상대로 해서는 민주당으로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부산에서 두 차례나 신임을 받으면서 전국적 지명도를 확대해 갔지만 최근 당내 대의원을 상대로 한 선거에서 잇따라 지는 시련을 겪고 있다.

조 의원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10·3 전당대회를 앞두고 '두 마리 토끼(당 최고위원과 시당위원장)'를 다 잡겠다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으나 전대 예비경선(9월 9일)에서 탈락한 뒤 시당위원장까지 원외 인사인 최인호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조 의원은 이날 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중앙당에서도 외톨이다. 부산에서도 한나라당 의원들과 17-1로 싸우고 있다. 이런 조경태를 흔들어야겠느냐"고 대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조 의원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당선으로 '불모지' 부산의 민주당 간판스타로 활동해왔으나 지역위원장 장악에는 솜씨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 6·2 지방선거 전후로 야권 연대와 시당위원장 경선 국면 등에서 지역위원장들과 갈등을 쌓아갔다. 게다가 정치적 현안이나 문제가 있을 때마다 귀에 거슬리는 '직설적 발언'으로 논쟁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사당화' 논란이 이어졌고 이번 선거에서 지역위원장 중 절반 이상이 최인호 전 비서관 진영으로 넘어갔다. 그는 이날 선거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했는지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고,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힘없이 투표장 밖으로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