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친노 486 대표주자인 최인호 전 청와대 비서관이 새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최 전 비서관은 12일 오후 부산 국제신문 대강당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제2기 대의원 대회에서 유효투표의 55.6%인 341표를 얻어 272표(44.4%)를 얻는 데 그친 현역 시당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을 크게 누르고 신임 시당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이날 투표에는 전체 대의원 722명 가운데 613명이 참여해 84.9%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 시당위원장 선거에 큰 관심을 나타났다.

■대의원투표서 첫 원외위원장 당선

12일 오후 부산 국제신문 대강당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승리한 최인호(오른쪽) 전 청와대 비서관이 현 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의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서순룡 기자 seosy@kookje.co.kr

이날 투표는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조경태 의원과 '시당의 사당화'를 집중 공격하며 변화를 내세운 최 전 비서관의 대결에서 대의원들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최대 관심이었다.

조 의원은 정견발표에서 "나는 28세때 척박한 땅 부산에서 처음 민주당 간판으로 총선에 출마해 현재 재선 의원 중 최연소로 민주당을 지키고 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울 종로를 버리고 떨어질 줄 알면서도 부산에서 출마했다. 그 정신을 조경태가 지켜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2년전(18대 총선) 부산의 18개 선거구에서 7명이나 후보를 못냈지만 나는 출마해 당선됐다"며 "많은 사람이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말하지만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고 18대 총선에서 불출마한 최 전 비서관을 겨냥했다.

반면 최 전 비서관은 "지난 몇년간 시당은 철저하게 사당화되면서 분열됐다"며 "지난 지방선거 때 자신의 측근 동생을 시의원 후보로 공천하고 당의 시장 후보를 비판하며 김정길 시장후보의 지지율 45%를 '미스터리'라고 폄하했다"고 조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조경태 위원장의 지난 4년간 시당은 분열과 좌충우돌의 연속이었고 용호만 매립지 특혜의혹 같은 현안에 제대로 대응못해 시민단체로부터 '선거때만 있는 정당'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표를 깨 본 결과 예상외로 최 전 비서관이 여유있게 조 의원을 눌렀다. 민주당 전신까지 포함해 부산지역 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원외 인사가 현역 국회의원을 누른 경우는 처음이다.

■변화 바람에 '조경태 피로감'까지

민주당 시당위원장 선거 사상 가장 치열했던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6·2 지방선거를 통해 나타난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도 미쳤다는 것이다. 최 전 비서관도 선거결과가 나온 뒤 "지난 9일 열린 중앙당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486 후보 3명 모두 당선되는 등 당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부산지역 대의원 당원에게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조경태 의원이 4년 가까이 시당위원장을 지내면서 나온 '피로감'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지역위원장은 "조 의원이 시당위원장을 너무 오래 하다보니 '이번에는 한번 바꿔보자'는 심리가 바닥에 깔려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선거는 당 주류인 정세균 전 대표와 가까운 최 전 비서관과 정 전 대표 체제 비판에 앞장섰던 조경태 의원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당 주류진영의 승리로 귀결됐다.

한편 이날 오후 열린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 선거에서도 원외인 백두현 민주당 부대변인 겸 통영·고성지역위원장이 당선됐다. 백 부대변인은 마산종합운동장내 올림픽 공연장에서 열린 민주당 경남도당 대의원 대회에서 투표 대의원 471명 가운데 265표를 얻어 189표를 얻은 송인배 후보와 17표를 얻은 제승대 후보를 누르고 위원장에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