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30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인사청문회는 죄와 허물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지명자들의 능력과 꿈의 크기를 검증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여러가지 하자나 문제가 있을 때 사전에 비공개적으로 (검증)해서 잘 걸러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인사추천 기능과 검증 기능을 뚜렷하게 분리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연방수사국, 국세청, 공직자윤리위, 백악관 인사국이 223개 항목을 토대로 후보를 검증한다"면서 "우리도 청와대와 국세청, 관계기관들로 검증팀을 구성해 1차 사전검증을 철저히 한 뒤 국회에서 후보자의 정책비전과 능력을 다루는 인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총리와 국무위원 후보자 인선 때 청와대 등의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청와대 등의 인력을 인수위에서 파견 받아 그 사람들로 하여금 검증업무를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공식의견으로 박 당선인이 '나홀로 검증'에서 시스템 검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인사시스템에 의한 검증으로 인사방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수첩에 등재된 자기사람 후보리스트에서만 후보를 찾을 것이 아니라 인재풀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불행한 일이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자택 검증'에서 '시스템 검증'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박근혜 당선인은 언론과 야당에게 철통보안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비판과 충고를 자진해서 요청할 필요가 있다. 인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큰 정치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