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초음속 무기 첫 추진도 밝혀

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이 지난 9일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출범을 앞둔 조 바이든 새 미국 행정부를 압박해 제재 완화 등 조치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5∼7일 진행된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 보도에서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한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언급된 핵잠수함은 기존 디젤 방식이 아닌 원자력 기반 엔진을 사용하는 ‘핵추진 잠수함’인 것으로 보인다. 핵추진 잠수함은 이론상 3개월 수중 항해가 가능하다. 물 위로 떠오르지 않고 미 본토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핵추진 잠수함과 함께 수중발사 핵전략무기를 거론한 점을 고려하면 우라늄 기반 핵추진 잠수함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하는 전략원잠(탄도유도탄 잠수함)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3~4년 후 핵잠을 보유하게 되면 핵 공격 능력 및 위협은 배가된다. 태평양 하와이, 괌을 비롯해 미국 서부 본토 인근 수중까지 항해하면 본토 전역을 기습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 북한은 ‘극초음속 무기’ 도입 의사도 처음 밝혔다. 극초음속 무기는 최소 마하 5(시속 6120㎞)의 속도로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차세대 무기로 평가받는다.

김 위원장은 ‘핵 선제·보복타격 능력 고도화’를 위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명중률을 높이라고도 주문했다. 통신은 “1만5000㎞ 사정권 안에서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한 데 대한 목표가 제시됐다”고 전했다. 사거리 1만5000㎞의 ICBM이면 미 본토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야권은 ‘대북정책 실패’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한미를 향한 새로운 핵 위협이자 핵 공갈”이라며 “트럼프와 문재인 정부의 안일한 대응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