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의원 및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를 호기롭게 던졌지만 ‘누구에게 조사를 맡길 것인가’를 둘러싼 공방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산 여·야·정이 지역 공직자 부동산 비리조사를 위해 구성키로 한 부동산 특위는 조사위원 추천을 둘러싼 이견으로 출범부터 삐걱거렸다.

부산시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1일 부산시청에서 부산 공직자 부동산비리조사 특별기구 관련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열리지 못했다. 민주당의 추천 위원 중 김해영 전 의원이 포함된 것을 국민의힘이 문제삼은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영갑 류승미 변호사, 전제철 부산교대 교수, 부산시는 류제성 감사위원장, 김은정 부경대 교수, 최우용 동아대 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민주당은 김해영 전 의원, 박상현 영산대 교수, 양미숙 참여연대 사무처장 3명을 추천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부동산 비리 조사를 제대로 하려면 전현직 공직자와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는 전직 국회의원 추천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 역시 조사 기관을 둘러싼 이견으로 이날 민주당 의원만을 대상으로 개문발차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전원위원회를 개최하고 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74명과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이건리 권익위 부위원장이 맡는다. 민주당 출신 전현희 전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권익위에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를 맡긴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셀프 면죄부가 될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자기들 당 출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관에 보낸 것 자체가 셀프조사고 눈 가리고 아웅하기”라고 비판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국회 전수조사는 감사원과 검찰에서 파견받은 특별위원회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이미 직무 회피 신고서를 제출했고, 조사 결과에 일체 관여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전수조사에 동참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조사를 받지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