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진 “국민 안전 관련된 문제”
- 李 “당 결정 땐 수용” 한발 물러서
- 성사 땐 독주 흔들 변수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이 12일 본경선에 돌입하자마자 ‘경선 연기론’이 재부상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선의 정상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고민이 반영됐다. 반이재명계 후보들이 경선 연기론을 재점화하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고민도 커진다. 경선이 연기되면 이낙연 전 대표가 추격전을 시작한 데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법원 판결 등 잇따른 변수로 판세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 예비경선에서 경선 연기에 반대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도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예전에도 경선 연기 논란이 있었지만 그때는 당규상의 해석을 둘러싼 유불리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원칙대로 하자고 말씀드렸는데 지금은 당규상의 해석 문제가 아니라 국민 안전, 사실상 안보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추 전 장관도 전날 “지금 같은 (저녁) 2인 이상 집합금지가 된 상황에서 민심을 제대로 경청할 기회가 제대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없지 않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코로나 때문에 정말 걱정이 크다”며 “(연기론은)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 역시 BBS라디오에서 “방역에 협력하고 국민에게 고통과 불편을 드리지 않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지도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연기론에 가세했다. 이 지사도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이 지사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경선 연기는 안 된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당이 정하면 따른다”고 밝혔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대표 입장은 2주간의 4단계 거리두기 성과를 보자는 것이며 경선 일정 관련 논의가 필요하면 그때 하자는 입장을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다시 전달했다”며 “4단계 거리두기가 효과가 있으면 현행대로 갈 것이며 성과가 전혀 없다면 논의해 볼 수는 있다”고 했다.

본경선 돌입부터 판세는 출렁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맹추격하는 추세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의 의뢰로 지난 9, 10일간 성인 1014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범진보 차기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이 지사가 29.7%, 이 전 대표가 20.6%로 집계됐다. 격차는 한자릿수였다. 부산 울산 경남에서 두 사람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이 지사는 23.5%, 이 전 대표는 19.1%로 나타났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