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8월 벤처기업 및 투자 활성화 실적을 토대로 ‘제2 벤처붐’을 선언했지만, 정작 지역은 벤처투자에서 소외돼 ‘수도권 벤처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더불민주당 김정호(경남 김해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역 벤처 투자가 수도권에 비해 크게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의 창업 및 성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재정으로 결성된 ‘모태펀드’는 벤처펀드의 모펀드로, 2005년 신설돼 올해 7월 말까지 총 6조247억 원을 출자했다. 그러나 전체 펀드 대비 지방펀드 비중은 지방계정이 신설된 2014년 3.7%에서 2020년 4.4%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고, 지난 7년간 전체 모태펀드 대비 평균 3.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펀드에 투자하는 자펀드 역시 상황이 비슷했다. 2020년 기준 모태자펀드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 1910개 사가 2조9093억 원을 투자받은 가운데 대상 업체의 73%(1395개 사), 투자금액의 77%인 2조2398억 원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중에서도 사실상 서울(953개 사·1조 1567억 원) 지역에 편중됐다.

지난해 기준 부산은 66개 업체가 1087억 원을 투자받았는데, 이는 200억~300억 원에 머물렀던 최근 6년 대비 비약적으로 늘어난 수치였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28개, 370억 원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투자 인프라 및 전문 인력의 수도권 쏠림도 여전했다. 지난해 기준 창업투자회사의 90%(149개 사), 액셀러레이터의 59%(168명)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또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간 벤처투자 전문인력의 88%가 서울에 집중됐다. 부산은 지난해 27명을 포함해 지난 5년간 118명으로 전국의 2.1% 수준이었다.

김 의원은 “비수도권 투자 저조가 지역기업 성장 부진으로 이어지고, 투자시장에서 도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방기업 투자 규모 확대와 전문인력 확보·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