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변성완(57)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비판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에 날을 세웠다. 부산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민감한 현안인 원자력발전 정책을 매개로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과 뚜렷한 전선을 형성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변 전 대행은 “윤석열 정부가 에너지 안보나 탄소 중립 등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탈원전 정책 폐기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결국 부산 울산 경남 800만 시·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4일 밝혔다. 그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부울경 시·도민에게 고리 2호기 수명 연장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변 전 대행은 선거에서도 새 정부의 원전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박 시장과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변 전 대행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부울경 메가시티를 우리나라 제2의 성장축으로 키우고 부산을 남부권 수도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달 메가시티 중점사업인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에 부산이 탈락하는 충격적인 일이 있었는데, 이는 ‘박형준 초보 행정’이 빚은 참사”라며 “박 시장은 윤석열 정부에 메가시티가 제대로 출발할 수 있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 전 대행은 앞서 “가덕신공항의 2035년 개항이라는 국토부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온 데 가장 큰 책임은 박 시장에게 있다. 관심 의지 노력의 부족으로 인한 결과로, 지역의 운명을 바꿀 이 사업은 누가 떠먹여 주지 않는다”며 “박 시장이 직무를 유기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박 시장을 겨냥했다.

지역정가에서는 정통 관료 출신인 변 전 대행이 박 시장을 향해 “직무유기” “초보행정”이라는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변 전 대행이 박 시장을 하루라도 빨리 등판시켜 선거 구도를 형성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