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의 배웅을 받으며 용산 대통령실로 사실상 첫 출근을 했다. 전날 국회에서 진행된 취임식 후 대통령실로 출근하긴 했지만, 아침에 출근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각각 한 손에 반려견 한 마리씩 목줄을 잡고 자택을 나섰다.

윤 대통령은 오전 8시21분 차량을 타고 자택을 출발해 8시34분 용산청사에 도착했다. 출근에 13분 소요됐다. 교통 통제로 출근길 혼잡이 우려됐지만, 큰 정체는 없었다.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5층 집무실로 올라가기 전 1층에 위치한 기자실을 거치면서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기도 했다.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대화를 나눈 것은 역대 대통령들에게선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장면이다. 과거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은 대통령 업무공간과 분리돼 있었기 때문이다. 최초의 ‘출퇴근 대통령’이기도 한 윤 대통령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글쎄 뭐, 특별한 소감은 없다”며 “일해야죠”고 답했다.

전날 취임사에 ‘통합’이 빠졌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그건(통합은) 너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빠졌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통합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정치 과정 자체가 국민 통합의 과정”이라며 “나는 통합을 어떤 가치를 지향하면서 할 것이냐를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2일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장관을 임명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글쎄 그건 제가 출근해서 챙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출입 기자단에게 “이제 다 1층에 입주했어요? 책상도 이제 다 마련하고?”라며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달 용산 대통령실 2층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5층에 위치한 보조 집무실을 사용한다. 보조 집무실엔 원탁테이블을 놓는가 하면, 집무실 공간 옆에 수석비서관실을 배치해 참모들이 수시로 드나들게 했다. 권위주의와 제왕적 대통령제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김건희 여사의 배웅을 받으며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