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를 20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박완주(3선·충남 천안을) 의원을 성비위 의혹으로 전격 제명했다. 성비위 사건이 또다시 터지면서 지방선거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2일 성비위 의혹이 제기된 3선 중진 박완주 의원을 제명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박 의원은 원내수석, 정책위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것은 물론 그동안 진보·개혁 성향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에서 활동하며 개혁적 목소리를 내왔던 ‘86그룹’의 중진이다.

신현영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성비위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박 의원 제명 결정 사실을 밝혔다. 신 대변인은 당의 제명 결정과 함께 “국회 차원의 강력한 징계를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2차 가해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의혹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말 보좌진에 대한 성추행이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최근까지 당 차원에서 박 의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이 같은 조치는 윤석열 정부 출범의 기대감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성비위 의혹까지 확산하면 전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성비위로 당이 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등 광역단체장부터 대선 주자까지 잇단 성비위 사건은 대선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런데도 중진 의원까지 성비위 의혹으로 제명되는 상황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는 세 광역단체장의 성범죄로 5년 만에 정권을 반납했던 뼈아픈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공언하며 이 문제에 대한 강도 높은 쇄신을 다짐했음에도 7일 만에 다시 성비위 의혹이 반복된 것이다. 최근 한 달 사이에도 성비위 문제가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최강욱 의원이 성적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표현을 해 논란을 빚었고, 김원이 의원실 전 보좌관에게 성폭행 피해를 본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당했다고 호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늘 박 의원 건에 대해 당이 신속한 조치를 한 것처럼 다른 성비위 건에 대해서도 당이 제대로 또 올바른 조치를 해주기를 바란다”며 최 의원과 김 의원의 징계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내 반복되는 성비위 사건이 진심으로 고통스럽다”며 “공동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거듭된 사과에도 성비위가 되풀이되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 박완주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