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연일 광폭행보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박 처장은 31일 광주를 찾아 보훈처장으로는 처음으로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5·18 민주유공자 명패달기 행사를 진행하는 등 광주지역 보훈현장 행보에 나선다. 박 처장은 최근 광복회 특정감사를 벌여 김원웅 전 회장을 비롯한 광복회 임직원 5명의 8억 원대 ‘업무상 배임’ 등 비리 혐의를 밝혀내 검찰에 고발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박 처장은 30일 YTN라디오에서 “김원웅 회장 시절 광복회가 부정비리, 무법천지였다”며 “이를 모른척 하면 제가 감옥에 가야 한다”며 자신의 이름을 걸고 광복회 정상화를 다짐했다.

지난 5월 13일 취임한 박 처장은 취임 직후부터 5·18 행사, 6월 호국보훈의달 행사, 7월 미국 워싱턴 DC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와 추모의 벽 준공, 8월 광복절 행사 등으로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역대 어느 보훈처장보다 많은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보훈 이슈와 관련해 국방부 장관보다 더 많은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국방부와 묘한 신경전까지 벌인다는 후문이다.

애초 검찰 출신, 정치인 출신으로선 처음으로 보훈처장에 임명되면서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으나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법조계와 정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무감각을 강점으로 활용한다는 평가다. 박 처장은 임기내 보훈처를 보훈부(部)로의 승격도 추진하고 있다.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세계 유일의 UN기념공원이 있는 부산에서 오는 11월 11일 턴투워드 부산 행사를 통해 국제적 관심을 환기하고 2030부산엑스포 홍보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베트남전 전사자의 아들이기도 한 박 처장은 부산항 3부두에 베트남전 파병 기념 및 참전 용사 추모 시설물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재선을 했던 부산 북강서갑을 떠나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가 다시 포기하면서 타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보훈처장직 수행에서 성과를 내고 정치권에 복귀하면 정치적 재기의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최근 서울 용산구 서울보훈청에서 광복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보훈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