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0일 정부의 산은 부산이전 추진에 대해 “산업은행 이전 판단은 정부가 하는 것이다. 산업은행 회장 역할은 국회를 설득해 정부 공약 실천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확고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강 회장은 산은 이전을 위한 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국회를 찾아 설득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의 산은 등에 대한 국감에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강 회장은 국감에서 “산업은행 이전 만으로 부산 울산 경남의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산업은행 이전과 더불어 부산, 동남권 등의 개발 계획이 지역과 정부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국회를 패싱하고 본점 부산 이전을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에는 “부행장을 중심으로 의원실을 찾아 설득하고 있다”며“적절한 시점에 저도 직접 설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정부 차원에서 산업은행 이전이 승인된 것은 아니다. 현재 산업은행 이전을 준비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와 산업은행 이전에 대해 의논을 했을 뿐, 실질적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논 과정도 절차적 준비로 다룰 수 있는지 챙겨서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현행 산업은행법은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국회의 법 개정이 필수다.

국민의힘 김희곤(부산 동래) 의원은 산은 이전에 따른 노조 반발을 무마할 수 있는 대책을 주문했다.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희곤 의원실과 서울경제신문, 주식회사 디센터 주최로 열린 제4회 디움 국회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부산 이전은) 산업은행의 새로운 역할, 즉 부울경과 동남권 지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취지”라며 “(직원들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전을 통해서 (산업은행이) 새로운 역할을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 직원 몇 명을 발령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을)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부울경 지역의 영업지점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2조 원에 ‘헐값’ 매각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2008년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시가총액이 10조 원에 달하는 회사였으나 현재 시총은 2조 원대로 쪼그라들었다”며 시장가를 반영했음을 강조했다. 이날 정무위 국감은 야당이 산업은행 본점 이전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과 부산울산경도 특별연합 공약 파기를 주장하자, 국민의힘이 반발하면서 한 때 파행을 겪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