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 소명된 것 아니냐” 뒤숭숭
- “리스크 사전 경고 강성당원 외면”
- 당내 총력대응 방침에 파열음도

- 李대표 “내팽개쳐진 민생 살필 것”
- 檢과 전면전 대신 우회전략 구상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자 당내에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 실장이 연달아 구속되자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논의로 잠시 가려졌던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다시 본격화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취임 석 달도 안 돼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9일 오전 2시50분께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정 실장의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어 정 실장은 20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구속 후 첫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정 실장이 구속되자 페이스북에서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며 검찰을 맹비난했지만, 더는 검찰과 각을 세우지 않았다. 이 대표가 당장 검찰을 향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다면 민주당뿐만 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검찰 사정 정국으로 휩쓸려 들어갈 것을 우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검찰 수사가 여야 공방의 한가운데에 놓이게 되면 ‘이태원 압사 참사’ 국정조사나 특검(특별검사) 등을 추진하는 야권 대오를 흐트러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과 전면전을 벌이는 대신 취임 때부터 내건 ‘민생에 유능한 정당’을 앞세운 우회 대응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제 유일한 걱정은 ‘이재명 죽이기’와 야당 파괴에 혈안이 된 정권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당 지도부도 일단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 차원의 총력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정 실장의 구속에 ‘휴일 당번’인 상근부대변인 대신 임오경 대변인이 직접 국회에 나와 브리핑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재명 리스크’가 현실화하자 단일대오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다.

비이재명계의 한 중진 의원은 언론 통화에서 “당시에 그렇게 ‘검찰 리스크’를 지적했는데도 강성 당원들, 친이재명계는 모른 척하지 않았느냐”며 “애초 예상보다 이르기는 하지만 그 리스크가 현실이 됐다. 올 것이 왔다”고 했다.

최근 당이 앞장서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의 결백을 엄호한 것을 두고도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최근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박찬대 최고위원이 발표 자료까지 준비해 검찰 수사 대응법을 교육하자 일부 의원들이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파열음은 정 실장 구속으로 더욱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