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할 경우 9·19 군사합의를 넘어 ‘9월 평양공동선언’의 효력을 정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5일 언론 통화에서 “9·19 군사합의와 연계된 다른 합의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며 “사정 변경에 따른 남북합의서 무효화는 우리 주권에 속한다”고 말했다. 9·19 군사합의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 성격으로 두 내용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정부는 9·19군사분야 합의 효력이 정지되면 대북 확성기와 전단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확성기 전단 등은 주민의 내부 동요를 불러올 수 있어 북측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23조에 따라 9·19군사분야 합의서의 효력 정지가 있을 경우 같은 법 24조에서 금지하는 행위들을 할 수 있는지 (통일부의) 해당 부서에서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발전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 ▷시각 매개물(전광판) 게시 ▷전단 살포 등을 금지행위로 적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윤 대통령이 효력 정지 검토를 지시한 9·19 군사합의는 남북의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완충장치”라며 “윤 대통령은 전쟁을 원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군통수권자로서 당연한 조치”라고 엄호했다. 탈북민 출신이자 국회 외교통일위 여당 간사인 태영호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현 남북관계 상황에서 이제는 대통령이 그 정도의 발언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