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해명이 잇따른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부터 ‘원전 확대’ 언급까지 확대 해석의 파장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19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과 관련해 이란 측 반발이 나오자 “이란 측에서 다소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저녁 스위스 취리히 현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아크부대 장병들에게 UAE가 직면한 엄중한 안보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의 말씀이었다”고 답변했다.

대통령실은 또 “해당 발언은 한국과 이란의 관계와는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앞서 이란 외무부는 윤강현 이란 주재 한국대사를 불러들였고, 우리 외교부도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해명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란이) 동결자금 문제, 윤 대통령의 핵무장 관련 발언 등을 문제 삼는 것을 보고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오해를 했기 때문에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설적으로 오해라는 게 증명됐기 때문에 우리 측도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명확히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해가 풀린다면 정상화가 빨리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해를 증폭시켜 문제를 어렵게 만들 생각은 양측 모두 없을 것으로 저희들은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에 특사를 보낸다거나 다른 고위급 대화도 염두에 두고 있는가’는 질문에는 “오버를 하는 행동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열린 ‘양자 석학과의 대화’에 앞서 도서관을 찾아 아인슈타인의 학적부 등 사료 등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원전을 조금 더 확대해나갈 생각”이라는 발언과 관련해 “현재 추가로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을 마친 뒤 클라우드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과의 대담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술력을 강화하고, 원전을 조금 더 확대해나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책방향을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한다”며 “(윤 대통령이 언급한) 추가 건설은 아마 신한울 3·4호를 지칭하는 것 같다. 현재 계획된 것 이외에 신규 추가건설에 대해서는 앞으로 11차 전력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2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설연휴 첫날인 21일 오전 한국에 도착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17일 UAE를 국빈 방문해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무함마드 대통령이 300억 달러 한국 투자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수출 1호’인 바라카 원전을 둘러보고,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방문했다.

이후 스위스로 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오찬, ‘한국의 밤’ 행사,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특별연설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의 양자과학 석학들과 간담회를 하는 것으로 공식 순방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