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들을 향해 지지 호소하는 이재명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광주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당의 ‘심장부’로 거론되는 광주에서 지지층 총결집에 주력했다.

지난 15일 전남, 16일 전북에 이어 사흘째 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표밭갈이를 하고 있는 이 후보는 오는 18일까지 호남에서 나흘 동안 ‘집토끼’ 잡기에 총력을 가할 예정이다.

특히 1980년 5·18 당시 계엄군에게 저항했던 ‘광주 정신’을 부각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기인한 이번 조기 대선의 시대정신이 ‘완전한 내란 종식’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첫 주말인 이날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인 빛가람이 있는 나주에서 첫 유세를 하고, “여러분이 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며 “이순신 장군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고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길고 긴 참혹한 군사 정권도 수백 명이 억울하게 죽어갔지만 결국 5·18 민주화운동으로 끝장냈다”며 “촛불 혁명에 이어 빛의 혁명으로 이 폭력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정권을 끝장낸 것도 결국 호남 정신”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양손을 입 옆에 모은 후 “얼마 전 어떤 분이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우리 서로 사랑해요’라고 하는 것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며 “저걸 듣는 깨어있는 호남인들이 얼마나 수치스럽고 자존심 상했을까”라고 꼬집었다.

지난 2일 한 전 국무총리가 출마 선언 직후에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하려다 시민단체에 가로막히자 한 말을 떠올린 것이다.

이후 이 후보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고, 방명록에 “5월 광주 정신으로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주먹을 들어 올리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이 후보는 “광주 학살의 참상은 판·검사가 돼 잘 먹고 잘살며 떵떵거리자고 마음먹은 저 같은 사람이 생각을 고쳐먹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게 해 다시 탄생하게 했다”며 집중 유세에 나섰다.

이어 “그게 바로 광주의 위대함”이라며 “그게 이재명을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어머니, 사회적 어머니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게 호남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라며 “(당이) 얼마나 귀한 자식이고 (호남이 당을) 얼마나 귀히 여기는가를 안다”고 강조했다.

이에 “6월 3일이 지나면 새롭게 시작되는 민주당 정부가 ‘자식 잘 키웠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5·18의 상징적 장소인 광주 금남로에서 진행되는 5·18 기념식 전야제에 참석한다. 다만 안전상의 이유로 행진에는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후보는 오는 18일 본 기념식에도 참석해 3박 4일간의 호남 일정을 마칠 계획이다.

한편 이 후보는 전국 최대 규모인 광주 e스포츠 경기장에서 격투 게임 대회 ‘EVO 재팬 2025’ 우승자인 배재민 프로게이머, 박정석 e스포츠 게임단 브리온 단장 등과 ‘K콘텐츠·e스포츠 레벨 업’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게임 산업 육성 의지를 밝혔다.

또한 이 후보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을 해보며 프로 게이머로부터 게임 기술을 배우다 두 손을 들고 “포기”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게임 산업에 대해 악성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며 “과거 생각에 젖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게임 산업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중국에 역전당했다. 지금부터라도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