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원안대로” 野 “빚잔치 예산”
- 지역상품권·국민펀드 등 쟁점

국회가 728조 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의 본격 심사에 착수한다. 여야는 국민 삶과 직결된 민생 예산 등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과 국민성장펀드 등을 놓고는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법적 처리 시한(12월 2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될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5일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6, 7일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한다. 오는 10· 11일에는 경제부처, 12·13일에는 비경제부처를 대상으로 심사가 각각 예고됐다. 17일부터는 예산안의 증·감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며, 소위 의결이 끝나면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가 편성한 첫 예산인 만큼 원안을 사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예산은 ‘AI(인공지등) 대전환’과 ‘초혁신경제’라는 정부 사업 기조를 최대한 뒷받침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대폭 삭감됐던 연구·개발(R&D) 예산에도 역점을 둔다. R&D 분야 내년 예산은 올해 책정 예산 대비 19.3%나 늘었는데, 이는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국민의힘은 내년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약 110조 원으로 역대 최대라는 점을 들어, 이번 예산안을 ‘빚 잔치 예산’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저해한다고 보고 예산 심사 과정에서 대대적 삭감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른바 ‘이재명표 사업’으로 불리는 국민성장펀드와 지역사랑상품권 등 현금성 사업들이 삭감 대상 1순위로 꼽힌다.

또한 한미 관세협상에서 합의한 대미 투자 약속(3500억 달러) 조달 방식도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투자에 국민연금 등 공적기금이 동원될 가능성을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