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 부담도 5조 이상 급증

금융기관의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대출을 보유한 전체 가계가 내는 이자가 12조 원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5조 원 이상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대출이 1000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은행권 금리도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가계의 이자 부담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개인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대출 이자는 11조8000억 원 증가했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1분위 5000억 원, 2분위 1조1000억 원, 3분위 2조 원, 4분위 3조 원, 5분위 5조2000억 원이다. 고소득층인 5분위를 빼면 저소득층과 중산층에서만 6조6000억 원이 늘어난다. 한은은 가계대출 잔액에서 72.2%를 변동금리 대출 비중으로 보고 각 분위에 같은 비율을 일괄 적용해 이자 증액 규모를 추산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의 이자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역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이자는 5조2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 보면 은행권 3조3000억 원, 비은행권 1조9000억 원이다. 한은은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를 자영업자로 보고 이들이 보유한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을 합쳐 규모를 추정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는 반등하는 추세다. 지난 1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61~3.68% 수준이다. 지난해 7월 말의 1.99~3.51%와 비교해 하단이 0.62%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52∼4.04%로, 지난해 7월 말(2.25~3.95%)보다 최저 금리가 0.27%포인트 올랐다.

한은은 금리 상승 요인에 대해 “최근 대출금리 상승은 장기시장금리(국고채 10년 물) 상승이 지표금리를 높이고, 가산금리가 높아진 데 기인한다. 가산금리는 신용대출 억제를 위한 정부규제 강화 등에 따른 우대금리 축소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