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론 인사들 손사래 ‘정부 책임론’ 부담
- 유명희 단장 “부산시 등과 긴밀한 협력”
- 기획단 활성화 군 시설 이전 서둘러야

유명희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장(통상교섭본부장)이 30일 엑스포 현안에 대한 입장과 계획을 밝히면서 민간 유치위원장 선임 등의 난제가 해결의 실타래를 풀게 될지 주목된다. 다만 유 단장의 언급대로 위원장직 수용 의사를 밝힌 인사가 아직 한 명도 없는 데다 유치신청서 제출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각종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치위원장 선임 최소 반년 지체

유명희 단장

유 본부장이 단장을 맡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은 2019년 12월 16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상업용 건물에 설치된 범정부 조직이다. 현판식 당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유치기획단의 효과적인 운영을 통해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부산·경남 등 제2 경제권의 부흥과 국가 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당시 유치기획단은 “민관 합동 유치위원회를 2020년 하반기 발족시켜 정부·지자체·시민 등이 모두 참여하는 범국가적 총력 유치 체계를 가동시킬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유치위원장 선임이 정부 계획보다 최소 반년이나 지체된 것을 포함해 지난 1년6개월간 유치기획단의 활동은 미미하다. 유치기획단이 산업부·기획재정부·해양수산부 등 범정부 조직으로 꾸려졌음에도 부산항 북항 내 미군 55보급창 이전 문제 등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부처 간 협력이 필요한 난제에 대해서는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유 단장이 정부의 엑스포 유치 의지를 강조하며 위원장 선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지지부진한 엑스포 유치 활동과 관련해 부산에서 일고 있는 ‘정부 책임론’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 단장은 “현재 정부는 부산시 등과 긴밀한 협력을 진행 중”이라며 “(2023년 11월로 예정된) 개최지 선정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으므로 치밀하면서도 전략적으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최상 시나리오는 재계 총수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문제는 각종 현안을 해결하고 부산이 ‘글로벌 홍보전’에 착수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이다. 정부가 아무리 엑스포 유치 의지를 내비친다고 해도 민간 유치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여전히 수락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유 본부장이 유치위원장 후보군을 주요 경제단체장으로 넓힌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기업 총수가 유치위원장 자리에 올라야 국제사회를 향한 부산 유치 활동이 더 큰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간에 쫓겨 그릇된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55보급창 등 군 시설 이전 문제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엑스포 개최 장소를 북항에서 강서구 맥도 일대 등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물리적인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현재 작업이 진행 중인 마스터플랜에는 민간 유치위원장의 이름뿐만 아니라 개최 장소까지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신청을 앞두고 조속한 시일 내에 민간 유치 위원장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열린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제콘퍼런스 모습. 국제신문DB

이로 인해 각종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청와대와 정부, 부산지역 시민사회 등이 협력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와 관련해 유 단장은 “엑스포 주제의 차별성과 부산의 글로벌 인지도, 정부와 민간의 외교 역량, 국민의 지지도와 열정 등 유치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역량을 모으기 위해 총력을 쏟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산은 2030 월드엑스포 유치의 최적 도시”라며 “부산시민의 관심과 지지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