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모주 청약 광풍을 불러일으킨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이 없음. 국제신문DB.

개미투자자 A씨는 지난 2019년 2월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인해 자신이 투자한 주식의 주가가 폭락하자 급히 매도 주문을 넣었다. 그러나 해당 주식을 매도하려는 투자자가 집중되면서 증권사의 MTS에 로그인조차 할 수 없었다. A씨는 침착하게 MTS 접속 대신 고객센터에 전화해 대체주문을 시도했지만 대기인원이 많아 대체주문도 불가능했다. 다만 A씨는 자신의 매매의사 기록이 남아있으니 이를 근거로 증권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증권사 보상을 받지 못했다. 증권사가 보상신청 접수를 개시했는데, 그가 직접 신청을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전산장애 피해를 막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피해내용과 보상을 원하는 범위 등 내용을 적극적으로 증권사에 민원제기했어야 하는 것을 뒤늦게 알고는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주식거래 급증, 공모주 청약 광풍 등으로 증권사 MTS 및 HTS 등 전산장애 발생과 함께 관련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9일 증권사 전산장애 발생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행동요령을 담은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증권사 전산장애로 정상적인 매매 진행을 하지 못했다는 소비자 민원은 올해 1분기에만 254건이 접수됐다. 지난 한해에 193건, 2019년에 241건이 접수된 것을 감안하면 올해 1~3월에 연간 평균 민원 건수를 넘어선 것이다. 2019년에 15건이던 증권사 전산장애 역시 지난해 28건으로 배 가량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8건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소비자행동요령으로 평소 거래하는 증권사의 대체 주문수단을 사전에 파악해둘 것을 당부했다. 주요지점 또는 고객센터 연락처를 미리 확인해두고 장애 발생 시 지점 등을 방문하거나 유선으로 대체주문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대체주문도 불가능하고 일부 실행되지 못했을 경우에도 객관적인 입증 자료를 남겨두면 증권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의 매매의사가 전화나 로그 기록 등을 통해 확인돼야만 하므로 반드시 주문기록을 남겨야 한다. 앞서 A씨의 경우처럼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증권사의 보상신청 접수기간 안에 보상접수까지도 마무리지어야 한다. 금감원은 “주문기록을 남기는 것 외에 보상을 원하는 주문의 시간, 종목, 수량, 가격 등의 상세내용과 보상을 원하는 범위 등을 고객센터, 지점, 홈페이지, 앱 등을 통해 접수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에서 발동하는 매매거래중단제도 등은 전산장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증권사 전산장애 사고와 혼동하지 말고 거래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