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업종 개편안의 주요 내용인 시설물유지관리업의 폐지와 유지를 놓고 국토교통부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업계의 혼란이 가중된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시설물 업종 폐지가 부당하다는 권익위의 결론에도 불구, 업종 전환을 유도하면서 시설물유지관리업체가 강력 반발한다.

18일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부산시회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16일 국토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건설업종 개편안 추진을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국토부는 시설물유지관리업을 없애고 전문 내지는 종합건설로 업종을 전환하는 개편안을 추진한다. 이에 해당 업계는 강력 반발했고, 국민권익위는 국토부의 이 같은 방안 추진을 2029년 말까지 유예하고 재검토하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 1일 ‘시설물유지관리업 업종전환 세부기준’을 확정고시하고 업종 전환 설명회를 열어 업종 전환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한건설협회도 국민권익위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국토부의 건설업종 개편이 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시설물유지관리업은 시설물의 완공 이후 기능을 유지하고 복구 개량 보수 보강 공사를 업무 범위로 한다. 하지만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등 업계에서는 시설물유지관리업종 영역이 명확하지 않다며 업종 개편을 줄기차게 국토부에 요청했다. 국토부는 전문건설업 29종 중 28종을 14종으로 통합하는 대업종화를 통해 전문과 종합건설의 영역을 개방하고, 시설물 유지관리업은 폐지한다는 개편안을 마련했다.

시설물유지관리협회는 이번 주에도 국토부 앞에서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마네킹을 동원한 규탄 집회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협회 부산시회 전창욱 사무국장은 “업종 폐지 땐 시설물의 안전을 담보할 전문성을 갖춘 업체가 사라질 것이며, 종합 또는 전문건설업으로 전환하면 소규모 사업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국토부는 권익위의 결론과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업종 전환 입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