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고평가 논란 속에 상장한 크래프톤이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으로 첫날 거래를 마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카카오뱅크의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실패 이후 대형주는 무조건 성공한다는 기대도 가라앉는 분위기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시초가(44만8500원)보다 1.23% 오른 4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49만8000원)보다 8.84% 낮은 수준이다. 시초가는 하한선인 공모가의 90%(44만8200원)에 근접하게 정해졌고, 가격은 장중 40만500원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상승 전환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2조1997억 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시총 19위이며, 엔씨소프트(17조8925억 원)를 앞지르면서 게임 대장주로 등극했다.

크래프톤의 실적 부진은 예견됐다는 평가다. 공모주 투자 전문가인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크래프톤은 특정 게임과 국가에 대한 매출 편중이 과도하다”며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아 부진을 예상했다. 오히려 첫날 주가 흐름은 선방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크래프톤은 앞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고 공모 희망가를 낮추기도 했지만, 최종 공모가 역시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속돼 왔다. 지난달 말 기관대상 수요예측 경쟁률 243대1, 일반청약 경쟁률 7.8대1을 나타내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3거래일 만인 10일 하락전환했다. 카카오뱅크는 전날보다 9.04% 떨어진 7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시총 순위는 11위로 떨어졌다. 앞서 청약에 흥행하며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카카오뱅크는 상장을 앞두고 고평가 의견이 제기되며 시초가 200%에는 실패했다. 상한가로 마감했던 카카오뱅크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하반기에 남은 IPO는 롯데렌탈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현대중공업 등이 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