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가 ‘자금사정 곤란한 상태’

부산·울산 중소기업 중 올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을 세운 곳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는 회사 비율은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지만, 지급 금액은 전년보다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자금 사정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는 부산 160개, 울산 62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진행한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전체의 48.3%였다. 지난해의 43.6%보다 소폭 상승한 것이다. 조사 대상 중 경영 곤란으로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기업은 17.1%였다. 특히 ‘경영 곤란에 따른 미지급’ 응답을 한 부산 기업은 12.5%인데 비해, 울산은 29.0%로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추석 상여금 지급 비율은 지난해보다 조금 늘었지만 금액은 줄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평균 상여금은 정률 지급의 경우 기본급의 56.1%, 정액일 경우 81만5000원이었는데, 올해는 정률 51%, 정액 64만 원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평균은 부산은 정률 47.2%, 정액 62만9000원, 울산은 정률 61.3%, 정액 68만1000원이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경기 회복이 더딘 것이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이번 조사에서 현재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밝힌 기업은 58.1%였다. 지난해 63.1%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대다수 기업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자금 사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기업은 87.6%였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주된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매출부진(66.7%), 원·부자재 가격 상승(48.8%)이 꼽혔다.

기업들은 추석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복수응답)으로 납품대금 조기회수(39.6%), 금융기관 차입(26.6%)을 꼽았다. 하지만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 여건은 ‘곤란’이 35.1%로 ‘원활’ 9.5%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운 이유(복수응답)는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44.6%) 신규대출 기피(26.6%) 고금리(26.1%) 순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허현도 부산울산중소기업회장은 “이달 말 종료되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추가 연장하는 등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