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기획재정부 전경. 국제신문DB

지난해 공공기관에 정부 지원으로 들어간 세금이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공공기관의 국가재정 의존도가 커졌다는 의미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공공기관 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69곳에 대한 정부 순지원액은 총 100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69조5000억 원) 대비 31조 원(44.6%) 늘어난 금액으로, 정부 순지원 규모가 연간 1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정부 순지원은 정부 예산과 기금운용계획을 통해 공공기관에 직접 교부되는 금액이다. 공공기관 전체 수입 중 정부 순지원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7년 11.5%에서 2021년 13.2%로 확대됐다.

공공기관 부채는 2017년 493조2000억 원에서 2021년 583조 원으로 89조8000억 원(18.2%) 증가했다. 공공기관의 정부 의존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부채도 같은 기간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올해 역시 공공기관에 총 109조1000억 원의 정부 순지원액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예산 기준 정부 순지원액 규모가 가장 큰 기관은 국민연금공단(31조470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13조589억 원) ▷국가철도공단(5조6618억 원) ▷한국장학재단(5조2211억 원) ▷공무원연금공단(4조7948억 원) 등의 순이었다.

2017년 대비 올해 정부 지원 규모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 역시 국민연금공단이었다. 이 기간 19조7676억 원에서 31조4701억 원으로 11조7025억 원 증가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순지원 비율(7.0%)은 낮았지만, 2017년 대비 지원 증가액은 2조5106억 원에 달했다.

정부 재정에 수입 전액을 의존하는 공공기관은 올해 기준 19곳이었다. 수입 90% 이상을 의존하는 기관은 79곳에 달했다.

김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공공기관이 태양광 사업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온갖 국정과제에 동원되면서 혈세 부담을 키웠다”며 “새 정부의 공공 개혁을 통해 공공기관 본연의 설립목적을 회복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