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7월부터 법인차에 전용 번호판이 부착된다. 연두색의 이 번호판은 개인 승용차와 쉽게 구별이 가능해 법인차의 사적 사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국토교통부는 서울의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 방안을 내놨다. 현재 국토부는 사적 사용이 우려되는 법인차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전용 번호판 도입을 추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때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초치는 법인차의 사적 사용은 불법이지만 번호판만으로는 식별이 힘들어 적발이 쉽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18년~2022년) 신규등록 취득가액 1억 원 초과~4억 원 이하 차량 가운데 71.3%, 4억 원 초과 차량 가운데 88.4%가 법인 소유 승용차였다. 또 국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 상당수가 장기 임대한 법인 명의의 고가 차량을 몰고 다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법인차 전용 번호판. 국토교통부 제공

전용 번호판 적용 대상은 공공 분야의 관용차와 공공기관이 구매·리스한 승용차 등이다. 민간 분야에서는 법인이 구매하거나 리스한 승용차에 전용 번호판이 부착된다. 민간기업이 대여사업용으로 구매한 렌터카는 현재 ‘하’ ‘허’ ‘호’ 등의 번호판 문자로 구분되기 때문에 전용 번호판 부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울러 법인 전기차도 전기차 전용 번호판 대신 법인 전용 번호판을 달게 된다. 국토부는 이 조치가 시행되면 연간 15만 대가량의 신규 법인 승용차에 전용 번호판이 부착될 것으로 추정했다. 구체적으로는 공공기관에서 운행 중인 법인차 7500대, 민간 법인 구매차 11만 대, 민간 법인 리스차 3만6000대 등이다.

법인차 번호판은 현재 일반 승용차의 번호판 색상으로 사용되지 않는 녹색 계열(황색+청색) 배경에 검은색 문자로 표시된다. 4가지 종류의 시범 번호판에 대한 자동차안전연구원 내부 및 대국민 선호도 조사를 통해 2개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국토부는 기존 법인차의 경우 전용 번호판을 부착해야만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번호판 교체를 유도하기로 했다.

한편 법인차 전용 번호판이 평등권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국토부는 법률을 검토한 결과, 과잉규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 방안 최종안을 마련한 뒤 올해 하반기에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