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준 부산지역 취업자 10명 중 2명(21.9%)이 60세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노동시장에서 고령자 비중이 갈수록 커진다. 이런 가운데 정년을 앞둔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재취업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청년층 유출 심화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기업이 고령자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만 55세 이상 직장인 200명과 기업 인사 담당자 1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부산지역 고령자 고용 실태 및 활성화 방안 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우선 정년이 5년 이내로 남은 직장인 200명 중 169명(84.5%)이 재취업 의사를 밝혔다. 이들 중 자영업이나 사업을 하겠다는 응답은 31명(15.5%)에 불과했다. 재취업 사유는 생계와 관련한 재무적 요인이 49.5%로 가장 많았다. 그 외는 사회적 관계 지속(21.0%), 일하는 즐거움(20.0%), 기술·노하우 전수(7.5%) 등 순이었다.

희망 근로 연령은 70세 이상이 53%로 압도적이었고 65세까지도 29.5%를 차지했다.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노후 안정 자금인 국민연금 수령 시기 등을 고려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희망 직무와 60세 이상 고령자가 기업 현장에서 맡고 있는 업무 사이에 상당한 미스 매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재취업 희망 직무는 ‘임원 및 관리자’와 ‘일반 사무’가 각각 22.5%, 16.0%였지만, 실제 기업에서 60세 이상 고령자가 이 직무에 근무하는 비중은 12.0%, 6.0%로 격차가 컸다. 반대로 현재 60세 이상 고령자 상당수가 단순 노무(20%)와 기능직(16%)으로 일하지만, 정년 이후 이 직무에 재취업하기 원하는 비율은 3.0%와 2.5%로 극히 적었다. 기술 전문가와 영업·서비스 직무에서는 상대적으로 미스매치 격차가 적거나 거의 없었다.

임금 역시 월평균 368만 원을 희망하지만 실지급액은 296만 원으로 72만 원 정도 격차가 났다. 직무별로 임원 및 관리자는 실제 임금이 재취업 희망 임금보다 145만 원이나 적었다. 기업의 수요가 높은 기능직은 오히려 실제 임금이 재취업 희망 임금보다 월 30만 원 이상 많았다.

부산상의 심재운 기업동향분석센터장은 “전국 대도시 중 처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부산은 고용시장에서 청년 일자리 못지않게 고령자의 역할과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며 “기술 전문직과 영업·서비스직은 고령 구직자와 기업의 요구가 거의 일치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관련 일자리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고령자 직무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미스 매치를 해소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