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장기 표류 사업 1호’ 사하구 다대소각장 부지의 4번째 매각 공고가 진행 중이다. 직전 공고에서는 매각 대금과 납부 기한을 대폭 완화했지만 개발 업체를 찾지 못했다.

부산 사하구 다대소각장. 국제신문 DB

시는 오는 30일까지 ‘다대소각장 부지 문화복합휴양시설 유치를 위한 공유재산 용도 지정 매각’을 공고한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7, 10월과 올해 2월 진행된 매각 공고가 유찰된 데 이어 이번이 4번째다. 매각 대상은 용지 1만2883㎡와 건물 2개 동(다대소각장·주민편익시설)으로, 조건은 3차 때와 같다.

시는 지난해 연이은 유찰에 지난 2월 3차 공고 때 매각 대금을 382억2500만 원으로 10% 인하하고, 대금 납부 기한을 ‘60일 이내’에서 ‘1년 이내’로 300일 이상 늘렸다. 하지만 파격적 조건에도 1개 업체만 지원했고, 이마저도 마감 시간까지 입찰 보증금 5%를 내지 않아 최종 유찰됐다.

공유재산법 시행령상 일반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되면 예정가를 최대 20%까지 낮추고, 납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매각 조건을 큰 폭으로 완화한 만큼 또다시 가격을 낮추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관심을 보이는 업체와 관련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지난번 공고 기간이 짧았던 것 같아서 같은 조건으로 재공고를 냈다”고 말했다.

시는 오는 31일 개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업체를 낙찰할 예정이다. 이번 4차 매각 공고에서 낙찰자를 선정하면 시는 보름 이내에 제출된 사업 계획서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이후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다음 달 중 정식 계약을 체결한다. 매수자는 사업 계획이 승인된 날로부터 2년 이내 착공, 5년 이내 준공하고 10년간 관광숙박업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도 개발 업체를 찾지 못하면 이곳에 글로벌 호텔 및 복합문화 공간을 유치해 다대포해수욕장과 연계한 서부산권 관광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시의 계획은 또 표류하게 된다. 이 부지는 2013년 다대소각장 운영 중단 이후 10년간 호텔 개발이 추진됐으나 번번이 좌초됐다.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에서 개발 비용과 입지 등을 고려할 때 투자에 나서는 민간사업자가 드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