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아연 생산 공장인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이 20일 카드뮴 유출 등의 혐의로 1심 선고를 받는다.

19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은 20일 오후 영풍 전·현직 경영진을 대상으로 1심 선고 기일을 진행한다. 2022년 2월 물환경보전법과 환경범죄단속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지 2년 9개월만으로 이강인 전 대표이사 등 7명이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2015년 4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카드뮴 등 중금속이 포함된 지하수를 낙동강에 1064회 누출·유출하고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지하수 2770만여 ℓ를 오염시킨 혐의를 받는다.

오염된 지하수 양 2770만 ℓ, 카드뮴 오염도 최대 3300mg/ℓ는 지하수 기준 0.02mg/ℓ의 무려 16만5000배에 해당하는 오염 수준이다. 제련소 관리본부장과 토양정화 담당 직원은 제련소 하부 오염 규모를 축소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영풍은 최근 환경오염 문제로 대법원에서 조업정지 1개월 30일 판결이 확정된 데 이어 위험물질인 황산가스 관련 감지기를 끈 채 조업을 하면서 10일 조업정치 처분 의뢰도 받았다. 이어 불과 며칠 만에 낙동강에 중금속인 카드뮴을 불법 유출한 혐의로 선고를 앞뒀다.

이에 따라 영풍 기업집단의 동일인인 장형진 영풍 고문이 환경오염과 중대재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내세웠던 전문경영진 체제 무용론 역시 거세진다.

영풍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대구지방환경청, 경상북도, 봉화군이 55회에 걸쳐 대기와 수질 토양, 지하수 등을 점검한 결과 3년간 대기 측정 기록부 1868건을 조작하고 무허가 지하수 관정을 개발하는 등 총 76건 환경 법령 위반 사안이 적발됐고 이 가운데 25건은 고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영풍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567억 원에서 37.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79억 원으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610억 원이다. 영풍의 부실 경영 책임과 관련해 지난 10년여 동안 근로자 사망과 환경법 위반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동안에도 영풍의 대주주 장형진 고문은 책임에서 벗어났다는 지적들이 지난 국정감사장에서도 문제가 됐다. 지난달 24일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중대재해 문제와 장 고문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