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건설경기 부진 등이 겹치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매우 느리게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고환율 영향으로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물가가 6% 넘게 치솟은 가운데 2일 부전시장을 찾은 시민이 잡곡을 구매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현대경제연구원은 7일 공개한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향후 경기 추세가 비관적 시나리오 경로인 더블딥(이중 침체)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우 느린 회복세의 스우시형(나이키 로고와 같은 U자·L자의 중간 형태) 저속 경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설비투자는 수출 경기 의존성이 커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고 건설투자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 공사비 상승, 수도권 용지 공급 제약 등으로 빠른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근거를 밝혔다.

한국 경기의 방향을 좌우할 위험 요인으로 ▷미국 정치 상황에 따른 2차 글로벌 관세 전쟁 ▷연방준비제도 불확실성 속 한은 금리 인하 사이클 종결 ▷소비 심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계 구매력이 꼽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의 정당성을 연방대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불확실한 데다, 내년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또 다른 통상 압박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또 가계부채·부동산 불안과 고환율 등 국내 문제까지 겹쳐 한은의 금리 인하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중 실질 소득이 소비 쿠폰 등 공적 이전소득 확충 덕에 전년 같은 분기보다 1.5% 증가했지만 공적 이전소득 분을 제외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2.6%에 그친 것도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