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해양수산청이 경남 통영의 주요 관광 섬 3곳에 조성한 여객선터미널이 소유권 갈등으로 방치(국제신문 지난 7월 3일 자 8면 보도)되면서 준공한 지 1년 가까이 개장하지 못하고 있다. 참다못한 섬 주민들이 관련 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산도 청년모임인 ‘한산푸른등대 청년회’는 수개월째 방치되는 섬 3곳(한산도 제승당, 비진도, 소매물도)의 여객선터미널을 제대로 개방해 줄 것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해양수산부에 전달했다고 8일 밝혔다. 청년회는 진정서를 통해 한산도 제승당 터미널은 지난 7월 문만 열었을 뿐, 화장실도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비진도와 소매물도 2곳은 아직 문조차 열지 않은 상황이다.

청년회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신축한 여객선터미널을 방치하는 것은 행정기관이 소극적인 업무 처리로 일관하는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청년회는 마산해양수산청에 수개월 전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직도 터미널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며 관련 기관의 조속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마산해양수산청은 지난해 연말과 올 1월에 한산도 제승당, 비진도 외항, 소매물도 등 3곳 섬에 연이어 여객선터미널을 준공했다. 하지만 터미널이 준공된 지 1년 가까이 주민과 관광객이 비와 햇볕에 노출되고 화장실도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이 계속됐다.

터미널을 만든 마산해양수산청과 관할 지자체인 통영시가 터미널의 소유권 이전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통영시가 터미널 관리를 위임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통영시는 소유권은 주지 않으면서 관리책임만 지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선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