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서 나와 ‘2차 술자리’ 일쑤
- 5인 이상 마스크 벗고 노래까지
- 수영구, 선별 출입허가 등 검토

부산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봄철 기온이 오르면서 민락수변공원을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 공원 곳곳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술판이 벌어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5일 밤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곳곳에 술자리가 벌어지고 있다. 이준영 기자

지난 25일 오후 8시30분께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선선한 날씨 속에 광안리 바다를 바라보며 술자리를 가지려는 이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미 취한 일부 시민은 마스크를 벗은 채 노래를 부르고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무시한 채 6명이 돗자리 두 개를 연이어 깔아 소위 ‘테이블 쪼개기’로 술판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이곳을 산책하던 강모(31) 씨는 “사실상 거대한 야외 술집과 다름없는데 누구도 제재하는 사람이 없다. 이곳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야외 장소는 방역수칙을 적용받지 않는 곳이 많다. 식당은 테이블 쪼개기를 할 경우 방역수칙 위반으로 1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며 영업시간도 밤 10시까지로 제한된다.

하지만 야외는 이 같은 적용을 받지 않아 밤 10시 이후 식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수변공원 같은 곳에서 2차를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국제신문 취재진이 이날 밤 10시 이후 수변공원 주변을 돌아본 결과 두 팀 이상이 여전히 술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수영구는 지난해 7월부터 출입구 6곳에 동선 파악을 위한 QR코드 인증제를 시행했다. 또 바닥에는 청테이프를 2ｍ 간격으로 붙여 앉는 구역을 나누고 공무원들이 조를 짜 거리두기 실천을 지도했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방역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수영구 관계자는 “수변공원 입장 인원을 신청받아 당첨자에 한해 출입을 허용하거나 지난해처럼 QR코드 인증제를 시행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며 곧 확정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코로나19 감염이 심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은 유흥업소발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6일까지 한 달 만에 135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월 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발생한 확진자 수(1678명)와 맞먹는다. 지난해 3월 26일~4월 25일 기준 확진자(25명)와 비교하면 월등히 많은 수치다.

동아대병원 정동식(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비말로 전염되기 때문에 야외에서 거리두기를 하더라도 수변공원처럼 인파가 몰릴 경우 언제든지 감염될 수 있다”며 “부산은 코로나19가 위중한 상황이라 실외에 대해서도 방역수칙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