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예비 법조인 100명 직격탄
- 부산변협·로스쿨 대책 마련 분주
- 일부 법무법인도 “후배 돕겠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시험 합격자 대상 실무연수 인원을 예년 대비 70%가량 줄이기로 하면서 부산지역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변호사회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부산에 로스쿨 2곳이 있고, 부산변호사회에도 1000명의 회원이 있는 만큼 지역 특성을 반영한 자체 실무연수를 시행하는 방식이 가능하리란 의견이 제시됐다.

동아대 로스쿨 최우용 원장은 2일 “변협의 연수 인원 제한 발표 뒤 부울경지역 일부 법무법인에서는 ‘합격자 실무연수를 돕고 싶다’며 학교로 이메일을 보내온 사례도 있었다. 변호사 사회 내부에서도 이번 인원 축소 조처를 우려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최 원장은 “부울경지역에서 매년 실무연수를 필요로 하는 합격자는 100명가량”이라며 “동아·부산대 로스쿨과 부산변호사회가 뜻을 모으면 지역 합격자 실무연수를 부산에서 하는 대안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올해 동아대와 부산대 로스쿨 출신으로 실무연수를 받아야 하는 이는 134명이다. 본래 변호사 실무연수도 사법연수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로스쿨 체제 도입 후 합격자가 알아서 실무연수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변협 연수 인원이 크게 줄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부산변호사회는 지역 자체 연수 방안을 검토한다. 황주환(사법연수원 33기) 회장은 “부산변호사회 소속 일부 회원이 ‘부산에서 실무연수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제안해 조만간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부산변호사회는 변협과는 독립적인 기구로 지역 합격자를 위한 독자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로스쿨 손태우 원장은 “연수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한다면, 로스쿨과 변호사회가 협력하는 형태의 지역 자체 연수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상황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거란 의견도 있다. 동아대 로스쿨 하태영 교수는 “변호사 실무연수마저 서울 일변도로 이뤄지던 기존 구조에 문제가 있었다”며 “가령 부산지법에는 해사 사건 전담 재판부가 존재하는 등 지역마다 특유의 법률 수요와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에서 연수를 시행한다면 지역성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후배 법조인을 도울 수 있다. 로스쿨과 변호사회가 공식적인 협업을 통해 연수 시스템을 마련하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