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격자 감축" 법무부에 압박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던 실무연수 인원을 올해 대폭 줄이기로 했다. 수도권보다 법률시장 규모가 작아 법인 대신 변협 실무연수 신청자가 많은 부산 등 지역 출신 합격자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2일 대한변협에 따르면 올해 변협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실무연수 인원은 200명으로 제한된다. 지난해 769명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6개월간 ‘수습’에 해당하는 실무연수를 거쳐야 변호사로 인정받는다. 법무법인에 소속되거나, 변협이 제공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합격자 가운데 법인에서 연수받은 이는 979명, 변협 연수를 신청한 인원은 789명으로 법인 연수 인원이 더 많았다.

그러나 법률 시장 규모가 작은 부산 등 지역 출신은 법인보다 변협 연수 비율이 높아 인원이 제한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지역 로스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로스쿨협의회는 예년 규모에 맞춰 연수를 진행하지 않으면 대란이 우려된다며 변협 결정에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변협은 해마다 시험 합격자가 늘어나 협회의 실무연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만큼 파행적으로 운영되므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변협 집계를 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합격자는 매년 1400명에서 1700명대로 늘어났다.

이 기간 법무법인에서는 매년 약 1000명이 꾸준히 연수를 받았지만, 변협 연수 신청자 수는 400명 대에서 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1706명이다.

법조계에서는 변협이 합격자 연수를 볼모로 삼아 법무부를 압박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변협은 그동안 집회 등을 통해 변호사 합격자 수를 120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여러 차례 법무부에 요구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