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명석면 화령골에서 71년 전 국가에 의해 학살당한 민간인의 유해를 찾기 위한 발굴이 시작됐다.

한국전쟁전후진주민간인피학살자유족회(이하 유족회)는 명석면 관지리 화령골에서 민간인들의 유해를 찾기 위해 개토제에 이어 본격적인 발굴을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화령골은 진주지역 보도연맹원과 교도소 재소자 등이 학살돼 매장된 곳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2012년 시굴 조사에서 유해가 확인됐다. 주민들은 당시 트럭 1대에 실려 왔던 사람들이 피살돼 이곳에 매장됐다고 증언했다.

현장에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권고로 ‘진주지역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해 매장지’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발굴은 부경대 글로벌지역학연구소 노용석 교수팀이 맡아 대학원생과 자원봉사자 등 10여 명이 진행한다.

진주지역 학살지는 23곳으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9곳에 대해 발굴작업이 진행됐다. 발굴은 2009년 문산읍 상문리 윗법륜골·아랫법륜골 등에서 이뤄졌다. 또 민간 봉사자들이 2014년과 2015년 명석면 용산리 산423 일원 2곳에서도 발굴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진주지역에서 발굴된 유골은 용산리 학살 현장에 있는 컨테이너에 임시 보관하고 있다. 화령골에서 발굴될 유해도 용산리로 옮겨질 예정이다. 유족회 관계자는 “한국전쟁 전후 국가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이 진주에서만 2000여 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350여 구의 유골이 발견됐다”며 “정부에 의해 자행된 학살인 만큼 발굴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해를 발굴하고 진상을 밝혀 다시는 공권력에 의한 반인륜적 불법 행위가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진실한 역사를 밝혀 정확한 역사 자료를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