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간 교통사고 보행 사망자 중
- 50%나 차지… 어르신 비중 높아
- 사고 위험지역 환경 개선 역점

부산에서 길을 걷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숨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매년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보행 사망자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오후 8시5분 부산 중구 남포동의 한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던 60대 여성이 승용차에 치여 병원 이송 도중 숨졌다. 다음 날 새벽에는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공사 현장 부근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던 50대 여성이 택시에 치여 사망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부산지역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 사망자는 280명이다. 매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보행 사망자 비중은 최근 4년간 평균 50.9% 수준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보행 사망자 점유율(18.6%, 2017년 기준)과 비교했을 때 3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무단횡단 보행 사망자의 경우 전체 보행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경찰은 지난해 횡단보도·육교 등 도로 횡단 시설 주변 및 4차로 이상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단속했다. 그럼에도 그해 보행사고 사망자(47명)의 과반(51.1%)인 24명이 무단횡단으로 목숨을 잃었다. 65세 이상 사망자만 18명으로 고령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5년간 평균 월별 보행 중 사망사고 현황을 보면 가을 나들이 철(9~11월)과 일출 전후(새벽 4시~오전 8시), 야간(오후 8시~0시)에 보행자 사망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3년간 반경 100ｍ 이내 사망 또는 중상자 3명 이상 발생 지역 등 보행자 사고 다발지역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안전활동을 추진한다. 내비게이션 업체와 함께 보행자 사고 위험지역 안내 시스템 구축을 진행한다. 교통사고 추이를 분석한 뒤 기존 위험지역을 개선하고 신규 위험지역의 추가 등 변경 사항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다.

경찰은 지자체와 함께 ▷무단횡단 방지 펜스 ▷횡단보도 투광기 ▷가로등 ▷횡단보도 등 안전한 보행환경 유지를 위한 시설 확충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 줄이기’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