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최대 규모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본격적인 하투(夏鬪) 국면에 돌입했다. 두 회사 노조의 투쟁 돌입은 모두 협상 결렬이 직접적인 이유인데 현중은 6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현대차는 7일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현중 노조는 2019년과 2020년 등 2년 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부진해지자 예고대로 6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오는 9일까지 4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조경근 노조 지부장은 이날 파업 돌입과 동시에 울산 본사 패널 공장 앞 10여 ｍ 높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하고 조합원들은 아래에서 집회를 했다. 현중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것은 2019년 6월 3일 이후 처음이다.

　노조 관계자는 “전면파업은 지난해와 올해 통틀어 처음이다. 지난 2년 치 잠정합의안이 올해 4월 2일 2차 부결된 이후 석 달이 넘도록 교섭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사측은 추가로 제시할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계속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앞서 지난 5일 현대차문화회관에서 가진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 결의안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7일 전체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노조는 이미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고, 파업 찬성표가 절반을 넘으면 노조는 합법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임금 9만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정년 연장(최장 만 64세),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5만 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 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 원, 10만 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을 1차로 제시해 이견을 보였다.

　이처럼 지역 최대 규모 사업장 2곳이 동반 하투에 접어들면서 시민은 코로나19 등으로 얼어붙은 경기가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상공계 관계자는 “조합원만 각각 5만 명과 2만 명에 가까운 현대차와 현중 노조가 동반 파업하면 협력업체는 물론 소상공인들까지 생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며 “다만 파업권을 확보하더라도 무조건 실행하지 않고 실무교섭을 병행한다니 원만한 타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