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방역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며 오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백신 접종자에게 적용하던 방역 완화 조치도 유보하기로 했다.

최근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르면 4단계는 사실상 야간 외출 제한 조치에 해당한다. 낮 시간대에는 5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고 오후 6시부터는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돼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출근 등 필수적인 활동은 하되 퇴근 후에는 최대한 외출을 하지 말고 집에 머물라는 취지다.

이 밖에 학교 수업은 원격으로 전환되고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또 1인 시위를 제외한 모든 집회가 금지된다. 클럽,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 유흥시설은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져 영업이 중단된다. 식당 카페, 노래연습장, 목욕탕, 실내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은 밤 10시까지만 운영이 가능하다. 김 총리는 “사적 모임은 오늘부터라도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수도권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이틀연속 최다 기록을 갱신하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316명 늘어 누적 16만5344명이라고 밝혔다. 전날(1275명)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1월 20일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으나 이날은 41명이나 더 늘어 하루 만에 최다 기록이 깨졌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300~700명대에 머물렀지만 이달 들어 ‘4차 대유행’이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1주간 1300명대가 1번, 1200명대가 2번, 700명대가 4번 발생했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거듭 최다를 기록한 만큼 지역발생 확진자도 최다 기록인 전날(1227명)보다 9명 많은 1236명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495명, 경기 396명, 인천 72명 등 수도권이 963명(77.9%)이다. 수도권 확진자는 사흘 연속 9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비수도권은 부산 53명, 충남 51명, 제주 30명, 대전 28명 등 총 273명(22.1%)다.

주요 집단감염 사례에서는 추가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음식점 및 수도권 영어학원 누적 확진자는 344명으로 늘었고,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관련 확진자는 76명이 됐다. 부산 감성주점, 전남 여수 사우나 관련 누적 확진자는 각각 13명, 37명으로 증가했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80명으로 전날(48명)보다 32명 늘었다. 위중증 환자는 이날 기준 148명이며 사망자는 2명 늘어 누적 2036명이 됐다. 

한편 부산에서는 이날 오전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명 발생해 누적 6531명이 됐다. 2명은 감염원 불분명 사례이며 3명은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다. 부산에서도 감성주점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해 전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실시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날 오후 추가 확진자와 정확한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