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교차로 일대에서 5년 넘게 각종 공사가 이어지면서 인근 상인의 시름이 깊다. 교통혼잡에 보행자 안전까지 위협받으면서 손님이 줄었기 때문이다. 향후 5년이나 더 각종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사상구 괘법동 사상교차로 한 가운데 설치된 안전 펜스 옆으로 철판이 쌓여 있었다. 이 때문에 삼락생태공원에서 도시철도 2호선·부산김해경전철 사상역 방면으로 진입하면서 차로가 좁아지는 구간은 출·퇴근 시간대 병목 현상으로 혼잡하다. 보행자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감전동 방면으로 교차로를 건너려면 철제 구조물로 양쪽이 막힌 횡단보도를 지나 공사 현장을 가로질러야 한다. 신호등만 보고 이동하다가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차량 때문에 사고 위험도 크다. 주민 서영희(45) 씨는 “일대 공사가 길어지면서 불편함을 느낀 지 오래다. 언제쯤 정리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곳은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1공구 지역으로 2016년부터 공사가 시작됐지만 아직 현장이 정리되지 않았다. 계획상 2022년까지 준공 및 개통이 완료돼야 한다. 하지만 공사는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약 10년간 사상교차로가 공사판으로 남는 셈이다.

혼잡한 주변 환경에 상인들의 불만이 많다.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상권은 좁은 골목이 대부분이라 주차장을 확보하기 힘든 데다 공사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이곳을 찾던 손님들의 발길이 줄었다. 코로나19라는 직격탄까지 맞아 더는 장사를 하기 힘들다는 상인이 늘고 있다. 하진호 괘법동사상상인회장은 “처음 공사가 시작될 때 들은 말로는 지금쯤은 마무리되고도 남았어야 하는 시간이다. 불편을 감수하다가도 이러다가 사람이 아예 찾지 않을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 공사는 인근 주민 반대와 산사태 등으로 상당기간 지연됐다. 사상-하단선 기지창 위치를 두고 후보지 일대 주민의 반대가 커 사업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에는 선로가 연결될 동아대 인근 절개지 산사태 복구 작업도 완료되지 않았다.

부전-마산간 복선전철이 연결되는 경부선 사상역 공사도 진행 중다. 이 공사는 지난 3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선로공사가 진행되던 삼락생태공원 내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공기가 1년 이상 늦춰졌다. 이 공사로 선로공간을 확보해야 해 사상역 공영주차장 내 주차 공간도 줄었다.

이들 공사가 지연되면서 사상구의 자체 사업도 미뤄지는 실정이다. 구는 앞서 사상역·사상교차로 일대 명품가로 공원 조성, 경관조명 설치 확대·공영주차장 도시숲 조성 사업 등 여러 정책을 내놨지만, 대부분 연기된 상태다. 사상구의회 정성열 의원은 “공사가 여러 이유로 차일피일 늦춰지면서 구에서 진행하려는 자체 사업을 못 해 상권 활성화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